트랜스포머 G1 - 스러스트? 검은색? 너의 이름은?

2021. 9. 22. 15:58트랜스포머/G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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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애니메이션 <트랜스포머 G1>의 컴뱃티콘의 데뷔 에피소드로 유명한 Starscream's Brigade에서 나온 장면. 디셉티콘에서 쫓겨난 스타스크림이 사이버트론에서 몰래 인격 회로를 털어 컴뱃티콘을 만들었고, 인격 회로가 털린 것을 안 메가트론은 오토봇들이 꾸민 짓이라 착각해 정찰대를 이끌고 오토봇 기지를 습격한 장면입니다.

보시다시피, 메가트론은 스카이워프, 스러스트, 램젯을 끌고 오토봇 기지를 공격했지만 바로 다음 장면에서 작붕이 일어납니다.

메가트론 좌측에 있던 스러스트가 갑자기 검은색으로 변한 것. 스러스트는 움직이지 않는 배경으로 처리된 상태라 어떠한 대사도 움직임도 없는, 작화 오류의 한 장면일 뿐입니다.

그런데, 이 캐릭터는 단순히 스러스트의 채색 오류일 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올 2021년 9월 12일에 새로운 이름을 얻게 되어 완전히 별개의 캐릭터로 재탄생합니다. 이야기의 경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 검은 스러스트의 등장은 해당 에피소드는 딱 하나만 나온 게 아니고 시즌 3에서도 등장을 합니다. 샌드스톰과 파라드론 행성에 대해 다루는 Fight of Flee 에피소드인데, 샌드스톰이 파라드론 식민지가 생긴 과정인 제 4차 사이버트론 내전에 대한 과거 회상 장면에서 검은 스러스트의 비클 모드가 그려집니다. 1초도 안 나오는 장면이라 프레임 순으론 넘기지 않으면 보기 힘들 정도. 이 장면에선 과거 사이버트론 내전의 스러스트와 동형의 트랜스포머의 모습을 그린거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흔히 말하는 모델링 돌려쓰기).

여기까지가 이 캐릭터의 등장이지만, 21세기 타카라토미의 완구 만화를 그리는 사카모토 하야토 작가의 만화인 레전즈 코믹스와 제너레이션 셀렉트 코믹스를 통해 검은 스러스트가 또 다시 등장합니다.

좌측은 <트랜스포머 레전즈 49화>의 한 장면, 우측은 <트랜스포머 제너레이션 셀렉트 만화>의 한 장면. 왼쪽에선 블리츠윙 옆의 검은 스러스트를 확인할 수 있고, 오른쪽에선 사이클로너스 위/라이덴 옆에 유니크론의 전령들에게 피격당하는 검은 스러스트를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채색 오류 캐릭터를 가져온 것에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이는 만화를 담당한 사카모토 햐아토 작가가 의도한 것이랍니다.

사카모토 하야토 작가가 누구냐면 2013년부터 타카라토미 소속으로 트랜스포머 만화를 그리게 된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타카라토미 외에도 IDW 코믹스의 2005 만화 MTMTE의 작화를 담당하기도 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는 트랜스포머 작가지요.

트랜스포머에 대한 조예가 깊으시며 장난감 홍보 만화를 그리는 것이 주이나, 이래저래 이상성욕을 발산(…) 하시기도 하는 분이십니다. 알시에게 메이드복, 크로미아에게 바니걸, 윈드블레이드에게 교복, 애니메이티드 슬립스트림에겐 OL 복장을 입히는 등 여러모로 기묘한 센스를 보이는 것이 특징…

아무튼, 사카모토 하야토 작가는 검은 색상의 스러스트 채색 오류 캐릭터를 두 번이나 집어넣은 전적이 있다 보니, 상당히 의도적으로 해당 캐릭터를 그린 것이라 별도의 캐릭터명이 존재할거라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때, 2021년 9월 5일. 한 트랜스포머 팬이 하야토 작가에게 질문을 하게 됩니다.

트위터를 통해 트랜스포머 팬인 바리케이드 643이 하야토 작가에게 이 검은 스러스트의 이름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왜 해즈브로나 타카라토미가 아닌 하야토 작가에게 물었는가 생각을 해보면, 아마 해즈브로와 타카라토미는 이런 쪽의 질문을 받지 않을 테고 의도적으로 검은 스러스트를 그린 하야토 작가만이 이 캐릭터의 이름을 지었을테니까요.

오랜 시간이 흘러 이 검은 스러스트에게 이름이 생겼습니다. 그 이름은 바로 블래스트 Blast.

설마, 그 이름은 블랙 스러스트에서 따온 것인가요?

날개에 달린 로터로 바람을 일으켜 적을 공격하는 능력을 상정하고 붙은 이름…은 농담이고 블랙 스러스트(ラックスラスト)를 줄여서 블래스트(ブラスト)가 된 것…

추가로, 이 채색 오류판 스러스트를 그리게 된 경위는 단순히 멋지기 때문. 붉은 색의 스러스트와 달리 이쪽은 검은 배색이 멋졌기 때문도 있겠지만, 배경 캐릭터로 별다른 부담 없이 그릴 수 있던 것이 아닐까는 생각도 해봅니다.

어찌 됐건, 관계자의 입을 통해 나온 이름이 된 탓에 이 채색 오류 스러스트는 블래스트란 이름을 갖게 되며 tfwiki에도 등재가 됩니다. 정식으로 블래스트란 이름을 들고 제품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관계자의 발언을 통해 이름을 가지게 된 케이스입니다. 대충 등장한지 35년이 지나서야 이름을 가지게 된 셈이지요.

그나마 다행인 건 G1 시점에서 블래스트란 이름을 쓰는 다른 트랜스포머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이 캐릭터는 무사히 블래스트란 이름이 붙는 건 성공적이었답니다. -er를 붙인 블래스터가 있긴 하지만, 뭐 괜찮겠죠.


Heavy Metal War의 한 장면. 스카이워프가 채색 오류로 스타스크림이 되버린 장면이다.

단순한 채색 오류 캐릭터가 이름을 받는 것은 흔치 않은 일입니다. 만약 블래스트가 Hevay Metal War의 한 장면처럼, 스카이워프가 단순히 스타스크림으로 채색된 것 같은 사례였다면 절대 이런 일이 성사되지 않았을 겁니다. 위 장면은 비록 채색 오류로 스카이워프가 스타스크림이 된 것 뿐이지 대사는 스카이워프의 대사가 그대로 나오기 때문이지요.

만약 스러스트가 대사를 하는 장면에서 채색 오류로 블래스트가 나왔다고 하면 이렇게 독립적인 캐릭터가 될 수 없었을거라 생각합니다. 위와 같은 장면처럼 단순한 애니메이션 기술적 오류로 봤을테니까요.

아무튼, 배경 캐릭터에 불과하지만 새롭게 이름이 생긴 디셉티콘 정찰대 캐릭터가 탄생했습니다. 모두 축하해주세요.

p.s.

시즌 3의 롱 홀 채색 오류를 재현한 하야토 작가.

G1을 비롯한 상당 수의 트랜스포머 매체와 인연이 깊은 하야토 작가는 블래스트 외에도 센티널 프라임 색상으로 칠해진 채색 오류 롱 홀을 재현하기도 했습니다. 이래저래 팬 서비스일수도 있고 의도한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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