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효의 거장, 레이 해리하우젠의 공룡들

영화 역사에 기록될 특수효과의 거장 故 레이 해리하우젠 (Ray Harryhausen)은 영화사 초창기에 스톱모션 효과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잃어버린 세계(1925)>, <킹콩(1933)>의 특수효과를 맡았던 윌리스 오브라이언의 제자였던 레이 해리하우젠은 CG와 애니메트로닉스가 없던 시절 스톱모션으로 상상의 괴물들을 영화에 출연시키는데 성공한 인물 중 한 사람으로, 그 특수효과를 보고 자란 아이들이 지금의 조지 루카스, 피터 잭슨, 스티븐 스필버그, 존 라세터, 제임스 카메론과 같은 거장을 만들었습니다.

괴물도 괴물이지만, 공룡 영화에도 손을 많이 대셨는데, 고전 공룡 영화에 나오는 스톱모션 효과는 대부분 해리하우젠이 담당했다 봐도 무관합니다.

옛 것에서 배울 점이 많기에, 이번에는 해리하우젠이 제작당시 사용한 자료 및 영화 스틸컷을 몇 가지 가져와 봅니다. 모든 자료의 출처는레이 해리하우젠 재단입니다.

The Animal World (1956)

 

레이 해리하우젠이 처음으로 맡은 공룡 영화. 정확히, 공룡 시대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에 가까운 작품으로, 해리하우젠이 맡은 작품 중에서 가장 많은 공룡이 등장하는 작품입니다. 다른 작품들과 달리, 설정화 자료는 거의 없는 편인데,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 작품이라 실측 비례를 별도로 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기준으로는 매우 다양한 공룡들이 등장합니다. 알로사우루스, 케라토사우루스, 스테고사우루스, 브론토사우루스, 트리케라톱스, 티라노사우루스. 총 여섯 종류의 공룡이 등장하는데, 스톱모션 영화 중에서도 상당히 많은 공룡이 등장한 편입니다. 후술할 작품들을 보면, 티라노사우루스가 유일하게 등장하는 작품이기도 하답니다. 

One Million Years B.C. (1966)

국내에선 '공룡 100만년'이란 제목으로도 알려진 영화. 통일 되기 전 서독에서 만들어진 영화로, 2000년도 당시에만 해도, 텔레비전에서 여러 번 틀어준 적 있는 영화입니다. 스톱모션 효과로 이뤄진 알로사우루스와 주인공이 대결하는 장면과 트리케라톱스와 케라토사우루스의 대결이 백미.

실측 비례 설정화

알로사우루스와 투마크(존 리처드슨 역)의 대결.

어린아이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몸을 던진 모습에, 다른 사람들도 알로사우루스에 저항하는 모습.

케라토사우루스와 트리케라톱스의 대결은 레이 해리하우젠의 뛰어난 연출력을 몸소 보여주는 장면이다. 

국내에선 '공룡지대'란 제목으로 비디오가 출시된 작품. 서부시대를 배경으로 공룡이 살아있는 계곡에 살고 있는 알로사우루스 '관지 Gwangi'를 서커스 돈벌이로 이용하려지만, 오히려 관지가 탈출해 난동을 부리는 것이 주 내용인 작품입니다.

레이 해리하우젠의 알로사우루스 사랑이 여김없이 드러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6~70년대 당시에는 티라노사우루스와 알로사우루스에 대한 구분이 제대로 이뤄지던 시절은 아니었기에 그런 것도 있겠지만, 해리하우젠이 담당한 크리처 중에서도 으뜸가는 인기를 자랑하는 것이 관지입니다.

실측 비례 설정화

관지의 계곡에서 보여주는 스톱모션 연출은 무척이나 뛰어나서, 해리하우젠의 작품은 물론, 스톱모션 영화 중에서도 으뜸가는 작품으로 뽑힙니다. 특히, 관지가 스티라코사우루스와 코끼리와 대결하는 모습은 스톱모션 영화 중에서도 최고의 액션을 보여줍니다.

상당히 인상적인 장면이 많았기에, 후에 <쥬라기 공원 시리즈>에 오마주가 된 장면들이 많습니다. 프테라노돈이 사람을 붙잡고 가는 장면은 <쥬라기 공원 3>에서 그대로 재현됐으며, 관지가 갑자기 나타나 오르니토미무스를 잡아먹는 장면은 <쥬라기 공원>의 티라노사우루스가 갈리미무스를 잡아먹는 장명으로 오마주 되었습니다.

촬영에 사용된 스톱모션용 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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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레이 해리하우젠이 담당한 작품들 중, 공룡이 나오는 작품들을 소개해봅니다. 지금이야 CG와 애니메트로닉스를 병용해 뛰어난 괴물들을 영화에서 볼 수 있지만, 아날로그 때의 연출을 보며 배워갈 점이 많기에, 이런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차후에도 기회가 되면 레이 해리하우젠의 작품들에 대해 소개해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