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렛 에버가든 - 후기

2020. 3. 25. 22:22애니메이션/바이올렛 에버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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想いを綴る、愛を知るために。

마음을 글로 적는다, 사랑을 알기 위해서.

2018년 당시 PV가 공개됐을 때부터 관심을 가졌던 애니메이션 <바이올렛 에버가든>을 이제야 보게 됩니다. 교토 애니메이션이 제작하고 전적으로 넷플릭스에서 배급을 하는 작품이라 넷플릭스에 가입하면 편히 볼 수 있었겠지만, 미라지 엔터테인먼트에서 발매한 블루레이를 계속 묵혀두다가 마침내 보게 되었습니다.

모에와 개그를 좋아하면서도 싫어하는 이상한 녀석이라 가끔은 그런 쪽에서 일탈하는 작품을 보고 싶었는데, <바이올렛 에버가든>이 딱 그런 작품이라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줄거리

자동 수기 인형 바이올렛 에버가든

마음을 글로 적는다, 사랑을 알기 위해서.

감정을 가지지 않은 한 소녀가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바이올렛 에버가든.
전쟁 속에서 소중한 사람에게 들은 말의 의미를 찾고 있었다.
전쟁이 끝나고, 그녀가 만난 일은 누군가의 마음을 말로 전하는 것.
- 전쟁에서 살아남은 단 한 명의 형제에게 전하는 편지
- 도시에서 일하기 시작한 딸이 고향의 부모에게 전하는 편지
- 꾸밈없는 그대로의 사랑을 담은 편지
- 떠나가는 사람이 남겨진 사람에게 전하는 마지막 편지

편지에 담긴 여러 가지 마음은 바이올렛의 마음에 사랑을 새긴다. 이것은 감정이 없는 한 소녀가 사랑을 알게 되기까지의 이야기.

본작은 편지를 대신 써주는 일을 하는 자동 수기 인형(Auto Memories Doll) 일을 하는 바이올렛 에버가든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지만, 바이올렛을 주인공으로 세우기보단 의뢰인의 이야기를 중점으로 돌아가는 단편적인 스토리가 주입니다. 바이올렛 에버가든의 이야기는 단편 속에서 조금씩 보여주는 구조로 진행하지요.

자동 수기 인형이란 이름을 들으면 사람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 이름의 유래는 작중 3화에서 자세히 설명하게 되는데, 보시다시피 직업명이 자동 수기 인형이지 멀쩡한 사람이랍니다.

이 작품은 감정을 가지지 않은(정확히 감정 표현이라는 것을 모르고 살아온) 바이올렛 에버가든의 이야기를 큰 틀에서 조금씩 진행시키지만, 의뢰인들의 사연과 편지를 전하는 과정이 애잔하게 다가옵니다.

의뢰인들의 이야기

OVA 에피소드를 제외한 TV판에서 나온 바이올렛의 의뢰인들

애니메이션 <바이올렛 에버가든>의 주 이야기는 의뢰인들과 만남을 통해서 점점 인간적인 모습으로 성장하는 바이올렛을 보여주지만, 바이올렛에게 감정을 심어주는 의뢰인들의 이야기는 상당히 서정적으로 다가옵니다. 바이올렛이 대필해주는 편지는 전하지 못한 마음을 전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고, 완성하지 못한 이야기를 완성해주고, 언젠가 마음이 닿을 수 있게 해주는 내용을 담고 있어,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자아 내주고 바이올렛에게는 인간성을 키워줍니다.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는 자타공인이 인정하는 10화입니다. 사실, 이 이야기는 처음 봤을 때부터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 있는 이야기지만, 그걸 알기 시작했을 때부터 눈물이 났고, 매 순간순간 눈물을 흘렸고, 10화의 클라이맥스부터는 아예 통곡을 했고, 끝나고 20분은 더 울었다고 고백합니다. 심지어, 10화의 일부를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려 할 정도로 눈물 없이 볼 수 없던 에피소드였습니다.

애니메이션을 보고 우는 적은 많았지만, <코코> 이후로 그렇게까지 울은 적은 없었어요. 살아생전 가장 많이 눈물을 흘렸던 때가 <바이올렛 에버가든>의 10화를 봤을 때라고 고백할 수 있을 정도로 울었답니다. 한동안 모에나 액션에만 취중한 애니메이션을 봐서 그런지 몰라도, 애니메이션이 전할 수 있는 감동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어요.

바이올렛의 이야기

길베르트 소령과 바이올렛

이름 없이 살육 병기로서 존재하는 도구로서 살아간 바이올렛은 감정이 메말라 느끼지 못하지만, 과거 자신에게 연민을 느낀 길베르트 부겐빌리아 소령의 도움을 통해 이름을 얻고 말과 글을 배우게 됩니다. 전쟁터에서 살인 병기로 활약하는 바이올렛은 살벌하지만, 길베르트는 그런 바이올렛을 인간답게 살 수 있게끔 노력을 합니다. 전쟁이 끝나고, 바이올렛은 길베르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 중 '사랑한다'라는 말을 이해하기 위해 자동 수기 인형 일을 시작합니다.

전쟁 당시 감정이 메말랐고 인간으로서의 삶을 살지 못 한 바이올렛은 처음엔 무뚝뚝하고 보고서 같은 글을 썼지만, 그러는 과정에서 점차 사람들의 진심을 대필해주기 시작하며 메말랐던 감정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의뢰인들의 사연을 통해 바이올렛도 눈물을 흘리기도 하지만, 과거 전쟁 병기로서 사람들을 죽여왔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죄를 인식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인간으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바이올렛 에버가든의 이야기는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고 <바이올렛 에버가든 외전: 영원과 자동 수기 인형>, <극장판 바이올렛 에버가든>으로 이어집니다.

한국어 더빙

일본판을 전혀 들은 적이 없고 바로 한국어 더빙으로 직행했습니다. 주인공인 바이올렛 에버가든 역의 경우, 치열한 오디션을 뚫고 당당하게 배역을 따냈다는 이야기 덕분에 믿고 볼 수 있다! 는 확신을 가지고 2년 넘게 이 작품을 보지 않은 채 마침내 한국어 더빙으로 보게 되었지요. 주연과 조연 성우들의 훌륭한 연기 덕분에 작품의 이야기가 잘 와 닿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어 더빙이 많이 폄하되는 현시점에서 절대 꿇리지 않는 연기를 한다고 장담할 수 있을 정도예요.

더불어, OVA 에피소드에선 사문영 성우가 담당한 배역이 오페라 배우인데, 성우 본인이 성악과 전공이라 그런지 한국어 더빙에선 보기 드문 성악 연기를 볼 수 있답니다.

총평

애니메이션의 마지막 장면

전쟁 묘사가 나오기 때문에 액션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작품 전체는 멜로 장르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께선 지루할 수 있고, 4화에서 5화의 텀이 갑자기 넘어가는 감이 있어 정주행을 하실 분들껜 4화를 보고 난 뒤 OVA를 보고 나서야 5화를 보는 것을 추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작품 전체가 바이올렛이 인간으로서 성장하는 과정을 의뢰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시청자들과 함께 느끼게 해 줍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특히나 10화가 이런 쪽에서 훌륭하게 전달되는 덕분에 모에와 개그에 지친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런 작품에 익숙하지 않아 지루함을 느끼시는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은데, 위에서 말했듯이 4화에서 5화의 시간 차가 좀 있기 때문에, 해당 빈 공간을 채워주는 OVA가 없었다면, 바이올렛이 감정을 깨우치는 과정이 조금 생략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론 이번 작품에 무척이나 만족했고 기회가 되면 꼭 봐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제비꽃은 영어로 Violet. 작품 내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꽃의 이름에서 가져왔다.

그동안 이 작품을 보기 위해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사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본 만큼 만족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어째서 미라지 엔터테인먼트가 블루레이 세트를 두 번이나 재판할 정도로 보는 사람을 자극시키는 훌륭한 작품이었어요.

여러 차례 말했듯이, 모에와 개그가 전무한 작품이라 요 근래의 일본 애니메이션들과 상당히 다른 류의 작품이라 보는 맛도 있었고, 눈물을 자극하는 이야기들이 많아 정말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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