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 레거시 - 기획되었던 수수께끼의 디자인

며칠 전. 트랜스포머 팬덤의 유출 포럼에서 정체불명의 일러스트가 올라왔습니다. 이 출처 불명의 수수께끼의 캐릭터 디자인은 며칠간의 판독 결과 AI 생성을 통해 만들어진 가짜 유출이라고 단정 지으면서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이 캐릭터 디자인에 더 많은 비밀이 숨겨져 있었고, 공식 트랜스포머 관계자들이 직접 입을 열어 이 캐릭터의 수수께끼가 밝혀짐과 동시에 실제로 기획되었던 디자인임이 밝혀졌습니다.

이 캐릭터는 정말로 <트랜스포머 레거시>에서 나올 캐릭터였고 팬들의 상상 이상의 물건이 나올 계획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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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를 통해, 트랜스포머 팬 중 한 명인 Decepticonaiden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트랜스포머: 워 포 사이버트론 트릴로지>의 총감독을 맡았던 F.J. 디산토에게 질의응답을 했고 다음과 같은 대답을 남겼습니다.

• 이 그림은 AI 생성이 아닌 실제 기획 자료 중 하나이다.
• 이 캐릭터는 마블 코믹스 출신이며 수많은 이름으로 불려 왔다. 레거시 시리즈의 메인 빌런으로 나올 계획이었다.
• 레거시 애니는 시즌 3으로 기획되었고, 완구 라인과 스토리 라인을 다 짜둔 상태였다.
• 당시 넷플릭스의 애니메이션 사업 축소로 인해 레거시 애니메이션은 취소되었고, 해즈브로는 결국 레거시 라인업을 스토리가 없는 방향으로 선회해 지금의 레거시 라인이 만들어짐.

IDW 코믹스 시절 만화가인 안나 말코바

디산토는 정확한 설정을 밝히지 않고 흥미를 유발하는 수준에서 정보를 제공해 줬다가, IDW 코믹스를 비롯한 해즈브로의 트랜스포머 작화가를 담당했던 안나 말코바 Anna Malkova가 쿨하게 자신이 그렸던 디자인과 기획을 설명해 줍니다.

안나 말코바는 이제 취소된 프로젝트인 만큼, 이에 대해 쿨하게 설명해 줄 수 있다며 이 로봇의 정체를 알려줬습니다. 그 정체는 스트랙서스였습니다.

마블 코믹스에서 묘사된 스트랙서스.

스트랙서스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마블 코믹스>의 트랜스포머 만화 시절부터 존재했던 캐릭터입니다. 디셉티콘의 군주 중 하나이자 다크마운트의 지배자로, 메가트론 조차도 스트랙서스의 권력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상당한 입지와 위엄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로 묘사됩니다.

안나 말코바가 맡았던 IDW G1의 리부트 시리즈에선 근육질 거한이 아닌 날씬한 몸매의 캐릭터로 각색되었습니다. 뛰어난 학자로 묘사되나 다크마운트의 상원의원으로 등극해 독립 자치 구역으로 바꿔놓은 캐릭터로 묘사됩니다. 아쉽게도 IDW G1의 리부트 시리즈는 인기 부진으로 인해, 다크마운트 지역의 주민들을 대피시켜 사이버트론에서 벗어나는 수준으로만 묘사됐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안나 말코바는 스트랙서스가 어떤 사고를 겪은 뒤 머리만 남은 채 기괴한 형태로 자신을 보존한 것으로 묘사합니다. 이 형태는 마블 코믹스에서 나온 아르님 졸라 로봇과 꽤 유사합니다. 본체를 대신하는 기계 몸체, 모노아이 카메라, 얼굴이 달린 복부 등 꽤 유사한 구석이 많지요. 차이점이 있다면, 졸라의 로봇은 꽤 깔끔한 구조인데 반해 스트랙서스는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마냥 온갖 형태가 뒤섞인 점입니다.

가슴팍이 가려지긴 했지만, 유출된 디자인은 안나 말코바가 올린 디자인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기초가 되는 안나 말코바의 설정화를 기반으로 뜯어고친 형상이지요.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안나 말코바의 증언이 있는 만큼, 이 취소된 기획으로 인해 스트랙서스가 또 한 번 미디어 출연의 기회를 놓쳤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본래 레거시 애니메이션이 기획될 당시, <워 포 사이버트론 트릴로지>에서 수 세기 뒤를 배경으로 했다는데, 스트랙서스가 저런 꼴이 된 것은 아마 올스파크가 사이버트론에서 사라져 생존을 위해 저런 형태로 개조한 설정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원래 2022년 8월 1일 발매될 예정의 레거시 리더급 완구는 다크마운트였습니다. 당시 부제로 쓰일 예정이었던 에볼루션은 파트 2에서야 쓰였지요. 다크마운트란 이름은 스트랙서스의 상표권을 쓰지 못할 당시, 제너레이션 완구로 사용했던 명칭이기도 합니다.

사실상, 스트랙서스가 기획되었다는 결정적인 증거지요. 아쉽게도 이 제품은 취소되고 이것을 대처한 것이 트랜스메탈 2 메가트론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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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디 애니메이션 <트랜스포머 애니메이티드>에 출연 예정이었던 스트랙서스.

저 이미지가 유출된 며칠 동안, 저게 진짜냐 가짜냐 갑을론박이 오갔고 AI 생성으로 판독된 끝에 가짜 이미지로 종결하나 싶었는데, 관계자를 통해 가짜가 아닌 진짜 기획 중 하나였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저도 관계자의 발언을 보기 전까지는 가짜라고 생각했던 만큼, 뒤통수를 때리는 반전이 아닐 수 없었어요.

처음 유출된 자료를 봤을 때는 쇼크웨이브의 변형 같은 것이라 생각했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한 컨셉의 스트랙서스라 무척 놀랐습니다. 스트랙서스는 마블 코믹스를 통해 상당히 인상적인 위상을 가진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40여 년 프랜차이즈 동안 영상화가 제대로 되지 못한 캐릭터라는 점에서, 기획이 취소된 것이 유감인 녀석입니다. <트랜스포머 애니메이티드>에서도 원래 시즌 3에 행성 루시퍼의 대총독 Lord High Governor로 출연 예정이었으나 결국 출연 못한 캐릭터 중 하나였지요.,

<트랜스포머 레거시> 시리즈가 다양한 작품의 캐릭터들을 리메이크하는 시리즈인 만큼, 호불호와 별개로 리메이크 완구를 만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던 것에 반해, 애니메이션이 나오지 못한 것을 좀 아쉽게 생각한 입장이라, 이번 스트랙서스 기획이 흥미로웠던 것과 별개로 끝내 나오지 못한 것은 유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