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P 짐 슈터: 마블, 트랜스포머, 지아이조, 그리고 DC까지 — 한 시대를 만든 편집장

2025. 7. 1. 12:02자유로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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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5년 7월, 미국 만화계의 거장 짐 슈터 Jim Shooter 가 향년 7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미국 만화 팬이자 트랜스포머, G.I.조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 자리에 짐 슈터가 남긴 업적과 그가 우리에게 남긴 이야기를 되새기고자 합니다.


 소년 천재 작가로 DC 코믹스에 데뷔

짐 슈터의 경력은 마블이 아닌 DC 코믹스에서 시작됐습니다.

무려 14세의 나이(1965년), 당시 DC 편집장 모트 와이징거(Mort Weisinger)에게 원고를 보내며 작가 생활을 시작한 그는 당시 인기 시리즈였던 슈퍼 히어로 군단 (Legion of Super-Heroes)의 정식 작가로 채용됩니다.

짐 슈터가 집필했던 어드벤처 코믹스.


그가 쓴 《어드벤처 코믹스》 #346~#353 (1966~1967)은 당시 DC 코믹스에서 이례적인 시리얼 연속 플롯 구조, 복합적인 캐릭터 심리 묘사, 장기 복선을 도입한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특히 페로 래드의 희생과 같은 드라마틱한 장면, 레귀언 내부의 분열과 갈등을 다룬 스토리는 이후 슈퍼히어로 팀물의 정형 모델이 되었죠.

지금도 DC 팬덤에서는 슈퍼히어로 군단의 황금기를 연 인물로 평가받고 있으며, 훗날 마블 편집장 시절에도 DC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슈퍼히어로 집단극의 플롯 운영법을 발전시켰습니다.

마블 코믹스를 다시 세운 편집장

1982년 당시 짐 슈터. 출처: 위키피디아.

짐 슈터는 1978년, 불과 27세의 나이에 마블 코믹스 편집장(Editor-in-Chief) 자리에 올랐습니다. 당시 마블은 내홍과 마감 지연, 제작 혼란으로 위기를 겪고 있었는데, 슈터는 철저한 마감 관리와 출판 시스템 정비로 회사를 다시 정상 궤도에 올려놓았답니다.

시크릿 워즈의 기획자과 스토리를 작성한 짐 슈터.


그가 편집장으로 있던 1980년대 초반은 지금도 마블의 황금기로 불립니다. 언캐니 엑스맨, 어벤저스, 데어데블, 스파이더맨 등의 시리즈가 전성기를 맞았고,특히 1984년 마블 최초의 회사 단위 크로스오버 이벤트 《시크릿 워즈》를 성공시키며 오늘날 슈퍼히어로 프랜차이즈의 이벤트형 콘텐츠 모델을 정착시켰습니다. 현재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시크릿 워즈라는 빅 이벤트 제작을 진행 중인 점에서, 짐 슈터의 업적은 어마어마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추신. 시크릿 워즈는 비밀스러운 듯한 이름이지만, 당시 아이들이 시크릿이란 단어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시크릿 워즈란 제목으로 채택되었습니다.


또한 크리에이터 로열티 제도, Epic Comics 임프린트 설립, 신인 발굴 프로젝트 등 만화 업계의 시스템 혁신을 이끈 것도 그의 손에서 나왔죠.

트랜스포머 코믹스의 탄생과 세계관 창조

많은 팬들이 몰랐던 사실 — 짐 슈터는 트랜스포머 북미판 세계관의 창조자이기도 합니다.

1983년, 해즈브로가 일본 완구 미크로맨과 다이아클론을 ‘트랜스포머’라는 이름으로 북미 진출시키며 마블에 세계관 창작을 의뢰했을 때, 이 프로젝트를 직접 총괄한 인물이 바로 슈터였습니다.

그는 오토봇과 디셉티콘, 사이버트론 행성, 지구와의 전쟁이라는 기본 구상을 정리하고, 밥 부디안스키를 작가로 지명해 옵티머스 프라임, 메가트론, 스타스크림, 범블비 등의 캐릭터 이름과 성격, 능력을 설정하게 했습니다.


1984년 출간된 **《Transformers #1》**은 원래 4부작 테스트판으로 기획되었지만, 대성공을 거두며 장기 연재로 이어졌고, 이는 이후 애니메이션과 영화판 트랜스포머의 세계관에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특히 슈터가 정리한 초기 컨셉 문서에는 ‘스파크(Spark)’, ‘올스파크(Allspark)’, ‘더 원(The One)’ 같은 설정의 시초가 등장해 오늘날 트랜스포머 세계관의 근간이 됐습니다.

G.I. Joe: A Real American Hero의 세계관 창조와 코브라의 탄생

게임 <G.I. Joe: Wrath of Cobra>

여기에 더해 짐 슈터가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업적이 바로 지아이조: A Real American Hero 코믹스의 탄생과 기획입니다.

1981년, 해즈브로는 지아이조 완구의 북미 재출시를 준비하면서 ‘캐릭터와 설정이 있는 드라마틱한 세계관’을 원했죠. 짐 슈터는 이 프로젝트를 전담하며 마블 내부에서 직접 세계관 콘셉트와 설정을 구상했습니다.

군사 특수부대 ‘지아이조’ vs 전 세계 정복을 노리는 테러리스트 조직 ‘코브라(Cobra)

이 기본 구상 역시 슈터가 기획했고, 이후 시리즈를 집필할 작가로 래리 하마(Larry Hama)를 지명합니다.

※추신. 코브라라는 조직은 지아이조와 적대할 세력이 없어, "코브라랑 싸우는 건 어때요?"라는 농담에서 기원됐습니다.

못 말리는 코브라 3인방 데스트로, 코브라 커맨더, 배로니스


래리 하마는 G.I.조 캐릭터들의 세부 프로필과 ‘코브라 커맨더’, ‘데스트로’, ‘배로니스’ 같은 악역들의 서사를 완성했죠. 하지만 그 세계관의 골격은 슈터가 짜놓은 구조 위에서 출발한 것이었습니다.

마블판 G.I.조 코믹스는 트랜스포머와 더불어 완구 기반 코믹스의 대중 성공 모델이 됐고, 두 작품 모두 1980년대 미국 코믹스와 애니메이션 시장을 지배하게 됩니다.

스카이바운드의 <에너존 유니버스> 2주년 표지.

짐 슈터로부터 시작될 수 있었던 지아이조와 트랜스포머는 현재 스카이 바운드의 <에너존 유니버스>를 통해 통합 세계관 만화가 진행 중입니다.

한 사람의 리더십이 남긴 것

짐 슈터는 때로는 완고하고 엄격한 편집장으로 평가받았습니다. 강압적인 편집 정책과 크리에이터들과의 갈등, 지나치게 체계화된 시스템 운영이 비판받기도 했죠.

그러나 그가 없었다면 마블 코믹스는 1980년대 위기를 넘기지 못했을 것이고, 트랜스포머와 지아이조 역시 단순 완구 브랜드에 그쳤을지 모릅니다. 그는 위기를 기회로 바꾼 인물이며, 오늘날 슈퍼히어로와 토이 프랜차이즈 산업의 기본 골격을 설계한 개척자였습니다.

🌹 마지막 인사

짐 슈터가 남긴 업적은, 그가 세상을 떠난 지금도 수많은 만화 팬과 트랜스포머, 지아이조 팬들에게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그의 이름을 기억하며, 다시 한번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Rest in Power, Jim Shooter.”
당신이 만든 세계는 지금도 우리 곁에 있습니다.

📌 짐 슈터의 주요 업적 정리

마블 코믹스 1980년대 시스템 재정비
Secret Wars, Epic Comics, New Universe 기획
트랜스포머 세계관 및 캐릭터 설정 총괄
G.I.조 vs 코브라 세계관과 캐릭터 설정 기획
Direct-market 유통 및 크리에이터 로열티 도입
신인 작가 발굴 프로젝트 운영

📎 참고 자료
[Marvel Comics Archives]
[Transformers Official History]
[G.I. Joe: A Real American Hero Production Notes]
[HydraComics Retrospective on Jim Shoo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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