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 솔져의 아버지, 에드 브루베이커의 불만

2021. 4. 23. 15:41마블 코믹스/코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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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디즈니+를 통해 공개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두 번째 드라마 <팔콘과 윈터 솔져>가 한창 인기 몰이 중입니다. 비록, 디즈니+가 정식 서비스 되기 전까지는 자료를 접하고 있지 않는 상황이라 어떤 식으로 내용이 전개되는지 알지 못 하지만 꽤 흥하는 분위기지요.

이런 때, 버키 반스의 팬보이인 동시에 윈터 솔저를 창작한 작가 에드 브루베이커 Ed Brubaker가 팟캐스트 채널을 통해 마블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했습니다. 이 불만의 원인은 미국 만화가 가진 시스템 탓에 생기는 안타까운 일이 원인입니다.


에드 브루베이커가 스토리를 맡은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

우선, 에드 브루베이커에 대해 설명하자면 2000년대 캡틴 아메리카 만화책의 중요한 시기에 활약했던 작가입니다. 부활한 레드 스컬의 암약을 다룬 <캡틴 아메리카: 적색 공포>, 오랫 동안 죽었던 버키 반스를 윈터 솔저로 만들어 활약해 동명의 영화에도 영향을 준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 영웅들간의 이념 싸움을 그린 <시빌 워: 캡틴 아메리카>는 물론,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을 통해 2대 캡틴 아메리카가 되는 버키와 스티브 로저스의 부활을 그리는 <캡틴 아메리카: 로드 투 리본>과 <캡틴 아메리카: 리본>의 스토리 작가로 미국 만화 역사 속에서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에 한 획을 그은 작가라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MCU의 캡틴 아메리카 영화이자 MCU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 영화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도 에드 브루베이커 작품의 영향을 받았지요.

그런 그가 이번에 팟캐스트를 통해서 마블에 대한 불만을 표했습니다. 그의 불만을 적은 번역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자꾸 디즈니+의 《팔콘과 윈터 솔저》에 대해 말하면서 나한테 재밌게 봤냐고 물어보는데, 아마 나는 미국 내에서 그 드라마에 대해 전혀 신이 나지 않는 유일한 사람일 것이다. 나는 《팔콘과 윈터 솔저》의 광고를 볼 때마다 속이 쓰리는 느낌을 받고 있다."
 
"내가 윈터 솔저의 원작자로서 받은 로열티보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 영화에 카메오로 나옴으로써 받은 출연료가 더 많을 것이다."
 
"그들은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의 프리미어에 나를 초대하지 않았고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의 크레딧에 포함시키지도 않았다."
 
"나는 원작 코믹스들의 스토리를 썼고 이후《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를 관람했다. 그 영화의 감정적 구조들 대부분은 내가 만들어낸 원작이 없었더라면 존재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왜 내가 만들어낸 것들에 대해 그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 하는 것인지 이유를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영화들은 어마어마하게 막대한 수익을 거두었고 나는 잘못된 거래를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출처: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americancomics&no=91025

에드 브루베이커는 버키 반스 캐릭터를 윈터 솔저로 만드는데 큰 공헌을 했지만, 그에게도 돌아오는 이익은 적었습니다. 미국 만화 특성상 캐릭터의 권리는 모두 회사가 가지는 시스템입니다. 이 탓에 작가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적어집니다. 이 탓에 <왓치맨>과 <브이 포 벤데타>, <킬링 조크> 같이 주옥같은 스토리를 앨런 무어 작가 역시 이에 대한 불만을 많이 보였습니다.

 

Leah Moore, Alan Moore's daughter, offers a compassionate defense of her father's infamous crankiness | Boing Boing

Alan Moore is one of the most well-known names in modern comics. Even if you’re not a comic book fan, you’ve probably at least heard of the guy. There’s a good chance you have at …

boingboing.net

앨런 무어의 경우 오랫동안 DC 코믹스에서 일했지만 업계와의 갈등이 심화되어 자신의 작품이 영상화 되는 것을 극구 반대해왔고, 스탠 리를 무척이나 싫어했습니다. 스탠 리가 분명 만화 업계에서 뛰어난 활약을 해왔지만 잭 커비와 스티브 딧코의 활약을 묻어버리고 그 영광을 독차지하기도 했던 때가 있던 만큼(이에 대한 후회를 하긴 했습니다.), 미국 만화 시스템은 캐릭터와 작품을 만든 작가들에게 돌아가는 영광은 무척이나 적었기에 앨런 무어가 극도로 싫어했던 것이지요.

에드 브루베이커 역시 이와 같은 불이익을 받은 케이스입니다. 그가 미국 만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음에도 그에 대한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한 셈이지요.


미국 만화의 시스템은 판권이 모두 출판사에게 귀속되는 시스템이라 저런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작가에게 그 수익이 대부분 환원되는 한국 웹툰이나 일본 만화와 시스템이 다른 탓에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한 셈이지요. 때문에 작가들이 회사를 떠나 새로운 출판사를 설립하기도 하는 모습도 종종 보이는 것이 미국 만화의 안타까운 이면입니다.

에드 브루베이커의 캡틴 아메리카 작품을 대부분 읽었기에 이렇게 멋진 스토리를 만든 작가를 찬양했었던 때가 있었는데, 그 영광과 보상이 제대로 주어지지 않은 미국 만화의 안타까운 시스템에 대해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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