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 워 포 사이버트론 시즈 - 스포일러 있는 후기

2020. 8. 4. 22:38트랜스포머/G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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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를 가입하고 주말을 열심히 달리게 한 애니메이션 <트랜스포머: 워 포 사이버트론 트릴로지>의 첫 이야기 <시즈>는 사이버트론에서 벌어지는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전투, 메가트론의 야망을 저지하며 사이버트론을 벗어나는 오토봇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트랜스포머 이야기의 초반부를 그립니다.

G1 애니메이션 기반의 디자인으로 출시된 시즈 완구들을 그래도 CG 애니메이션화 해서 사용하지만 또봇이나 카봇 같은 딱딱함이 느껴지지 않고, 부드럽게 움직이는 모습을 통해 애니메이션 효과 자체는 만족스럽습니다.

이하, 스포일러가 여과 없이 나오는 만큼, 미리 보지 않으신 분들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줄거리

1화
전쟁보단 생존이 중요해. 범블비는 돈을 벌기 위해 디셉티콘의 영역에 발을 들인다. 옵티머스 프라임과 마주친 메가트론은 자신이 제의한 조약을 받아들이라고 경고한다.

2화
형제인가, 적인가. 누군가 메가트론을 찾아온다. 쇼크웨이브는 전쟁을 단숨히 끝낼 수 있는 고대 유물에 관해 이야기하고, 오토봇은 디셉티콘이 놓은 함정에 걸려든다.

3화
올스파크를 찾아낸다 해도 그다음이 문제다. 주위의 만류에도 계획을 밀어붙이는 옵티머스 프라임. 우선, 래칫부터 설득해야 한다. 디셉티콘은 오토봇의 위치를 추적한다.

4화
스페이스브리즈를 무사히 수리할 수 있을까. 디셉티콘을 피해 은밀히 움직이는 오토봇. 옵티머스는 가디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러 가고, 범블비는 새로운 운명을 따라간다.

5화
제트파이어를 믿어도 될까. 위험하지만, 올스파크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일지도. 범블비는 아시, 코그와 에너존을 구하러 간다. 디셉티콘보다 나쁜 놈이 있는 곳으로.

6화
희망은 아직 있는가. 올스파크를 눈앞에 두고,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 옵티머스 프라임. 이제 메가트론과 마지막 대결을 치러야 한다. 사이버트론의 자유를 위하여!

장점

일단, 오랜 만에 제대로 된 G1 기반 영상물이라 장점이 꽤 있고, 나름대로의 감질맛이 있습니다.

기존작을 베이스로 한 배경 설정들

옵티머스의 스승인 알파 트라이온은 '알파 트라이온 프로토콜'이라는 요소를 통해 중요하게 나오는 것도 있지만, 오메가 슈프림을 비롯한 가디언 로봇들 역시 G1 애니메이션의 오마주가 가득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단순한 도시의 방어책으로 묘사된 G1 애니메이션과 달리, 본작의 가디언들은 말그대로 수호자와 같은 면모를 보인다는 점.

메가트론

본작의 경우, IDW에서 연재한 G1 코믹스처럼 메가트론의 설정은 광부에서 검투사, 검투사에서 혁명가, 혁명가에서 타락한 독재자로 이제는 디폴트라고 해도 무방한 설정으로 묘사됩니다. 그저 난폭한 디셉티콘 대장이 아닌, 작전을 짤 때도 한 번 더 생각하는 신중함을 보이는 만큼, 역대 메가트론 중에서도 상당히 신중한 캐릭터로 묘사됩니다.

비주얼

디셉티콘 점령지를 제외하면 대부분 황폐화 된 사이버트론

녹의 바다의 금속 소용돌이

디셉티콘 아레나

기존에 게임 <트랜스포머: 워 포 사이버트론>과 <트랜스포머: 폴 오브 사이버트론>이 몰락해가는 사이버트론의 모습을 잘 보여줬지만, 본작은 황폐해진 거리와 전쟁의 처절함을 좀더 집중적으로 보여줍니다. 오랫동안 벌어진 전쟁 탓에 사이버트론은 폐허가 되었고 과거에 극장인 장소는 부상자들의 대피소가 되고, 번성했던 수도였던 아이아콘은 오토봇 시체들이 쌓여있는 걸로 묘사되어 처절함을 잘 묘사해줍니다.

그에 반해, 디셉티콘들의 주둔지는 메가트론을 찬양하는 수 많은 디셉티콘들이 들끓기 때문에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은 오토봇들과 대비됩니다.

의미 없지 않은 색놀이들

스타스크림을 위시로 한 정찰대 Seekers는 그 특성상 다양각색의 색상들이 나옵니다. 이놈 저놈 할 것 없이 많이 나오지만, 그 색깔이 그냥 아무 색깔이나 사용된 것이 아닌, 이름 있는 일원들의 묘사가 많은 편입니다. 물론, 제대로 된 비중을 가진 건 스타스크림 정도 뿐이지만.

예상 못한 이들의 등장

기존 작품에서 오토봇 캐릭터인 임팩터는 본작에서 디셉티콘으로 묘사되며 라쳇에게 도움 받은 것을 기점으로 오토봇들에게 협력하며, 노동자들을 위한 혁명가였던 메가트론이 얼마나 타락했는지를 느끼며 오토봇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은 참으로 인상적이게 그려집니다. 

사운드블래스터는 최초 등장시, 사운드웨이브의 강화형으로 나온 묘사탓에, 애니메이션 매체에서 자주 얼굴을 보기 힘들었는데, 본작의 사운드블래스터는 과거 드림웨이브 코믹스 시절의 쇼크웨이브가 만들어낸 사운드웨이브 클론의 실패작이라는 설정을 가져와 별개의 캐릭터로 구축됩니다. 상당히 오랜 만에 영상화 되는 캐릭터라 여러모로 감명 받았지요.

디셉티콘을 떠나 별개의 용병단을 꾸리고 있다는 설정도 꽤 신기하게 다가왔습니다. 버즈소우 역시 사운드웨이브 전용 카세티콘에서 사운드블래스터의 전용 카세티콘으로 묘사되는 것 역시 특징.

좀비 트랜스포머에 해당하는 스파크리스 Sparkless 역시 등장합니다. 비중이 큰 건 아닌데, 외형은 얼라인드의 테러콘을 닮았지만, 하는 건 IDW에 나온 스파크이터와 유사합니다. 

단점

본작의 문제점은 머시니마의 <프라임 워즈 트릴로지>만큼은 아니지만 못 쓴 각본과 답답한 캐릭터들과 이해가 안 가는 이야기 전개, 연출 등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각본가가 다음 작품부터 바뀐다고 하지만, 본작은 너무 많은 걸 넣으려다 독이 된 느낌이 큽니다.

너무 답답한 옵티머스 프라임

분명, 옵티머스 프라임이란 캐릭터가 기존처럼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는 투사로 묘사되지만, 좋은 각본을 만나지 못한 탓에, 그저 답답한 사령관으로만 묘사될 뿐입니다. 이전 작품들에서 옵티머스가 메가트론과의 싸움에서 자유의 투사라는 점이 잘 드러났고, 사이버트론의 심장이나 다름 없는 올스파크를 사출한 것 역시 어쩔 수 없는 일로 묘사됐지만, 본작에선 대체 무슨 생각으러 저러는 거냐 싶을 정도로 답답한 모습을 많이 보입니다.

각본가가 이것저것 넣다가 이도저도 아니게 된 나머지, 시리즈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옵티머스의 매력을 무척 죽여놓은 것이 안타까울 정도.

문제는 이게 옵티머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오토봇들 대부분이 모두 답답이가 되버렸습니다. 디셉티콘은 전체적으로 잘 나왔는데, 오토봇들도 균등하게 묘사되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뿐이지요.

조금 밋밋한 연출

애니메이션 자체는 이전에 <트랜스포머 프라임>과 <트랜스포머 어드벤처>를 맡은 폴리곤 픽처스에서 작업하는 만큼, 믿고 볼 수 있었지만, 전작들에 비해 밋밋한 연출이 꽤 보이는 편입니다. 치고 박는 연출이 가져오는 박진감과 긴장감이 무척 적어요. 심지어 타격감과 사운드 마저 별로라고 일축합니다.

무엇보다, 각본의 문제인지 이야기 역시 상당히 루즈하게 진행되는 감이 있습니다. 초반은 기대감 넘치며 집중했지만, 이야기가 너무 답답하게 흘러가 루즈함이 느껴지는 것이 큽니다. 

무엇보다, 변신을 해서 달려야할 장면에서 변신을 안 하고 그냥 달리는 연출이 종종 보이는데, 변신 로봇이라는 이점을 이용하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각본이지요.

낭비처럼 보이는 캐릭터의 죽음

울트라 매그너스의 캐릭터성 자체는 무척 마음에 듭니다. 기존에 오토봇의 더러운 일을 도맡는 레커즈로 묘사된 적도 있던 울트라 매그너스가 명예로운 캐릭터로 나오기에, 상대가 메가트론이라도 등을 보이면 쏘지 않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는 등, 답답할 수 도 있지만 안타까운 캐릭터로 나옵니다. 하지만, 메가트론에게 죽은 뒤엔 무척 비참하게 활용되서 후속작에서 활약할 건덕지가 없다는 것이 참 안타까운 사실이지요.

죽더라도, 바이러스 매게체로 활용되는 고인능욕은 참…;;;

G1 애니메이션에서 지구에서 제일 처음 깨어난 디셉티콘인 스카이워프는 제트파이어가 오토봇들에게 연민을 느끼며 디셉티콘을 배신하는데 희생됩니다. 단순히 지나가는 정찰대 1이 죽은 것이 아니라, 후속작에서 조금 더 많은 이야기를 쓸 수 있을 스카이워프가 죽은 점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가득합니다.

제대로 전달이 안 되는 영어 더빙

메가트론과 일부 캐릭터들외엔 영어 더빙의 품질이 좋지 않았습니다.

<비스트 워즈>의 옵티머스 프라이멀 성우인 게리 척의 불만.

초대 메가트론 성우인 프랭크 웰커와 초대 옵티머스 프라임 성우 피터 컬런이 넷플릭스 시리즈에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참여하지 못 했다는 내용의 인터뷰 영상. 영상 뒷부분에 피터 컬런은 범무비 제작진이 자기한테 임금을 덜 줄려고 제작 과정에서 다른 성우에게 옵티머스 역을 맡겨서 목소리를 녹음한 뒤, 나중에 자기를 불러선 다른 성우가 앞서 녹음했던 연기를 들려주곤 그걸 따라하라고 시켰다고 한다.

알고 보니, WFC 제작진들은 복귀 의사를 표한 웰커옹과 컬런옹을 무시하고 제작비 절감을 위해 비협회 Non-Union 성우를 뽑아 더빙을 했다는 점. 미국의 성우 협회에선 성우의 능력에 따라 최소한의 인건비를 정해놓았는데, WFC 제작진은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 비협회 성우나 팬더빙에서 활동하는 수준의 성우들을 뽑았다는 것. 어쩐지, 연기력 부족한 사람들 많더라니…;;

그래선지, 음성은 일본판 음성을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일본판 더빙은 초대 옵티머스를 맡았던 겐다 텟쇼 역시 출연하기도 하고, 여러 면에서 우수한 성우들이 많이 기용된 편이기에 조금 이례적으로 일본 더빙을 추천드립니다.

종합

아직 3부작의 첫 작품이라 각본가가 바뀌는 이후의 작품들을 기대해볼 법 하지만, 첫 단추가 이모양이고 뒷이야기가 그리 좋지 못한 것도 있어서 <프라임 워즈 트릴로지> 만큼은 아니지만, 상품전개에 비해 애니메이션에 잡음이 많은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기존 성우들을 쓰지 않은 이유가 성우들의 인터뷰를 통해 나온 만큼, 다음 작품들부턴 좋게 보진 않을 것 같아요.

종합하자면, G1 팬들의 기대를 충족하는 요소가 있긴 한데, 작품이 여러모로 미완성 같은 부분이 많아서 후속작에서 개선하지 않는 이상, 또 다시 실망스러운 시리즈가 나왔다고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나름 기대작이라길래 이거 보려고 넷플릭스에 가입까지 했지만, 돌아오는 건 실망감이 꽤 큽니다. 정말 여러 방면에서 어린이 용인 <트랜스포머 사이버버스>가 재미와 작품성을 다 챙겼기에 비교되는 수준…

그래도 후속작은 각본가가 바뀐다니 캐릭터성은 무마할 수 있을거라 믿지만,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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