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즈 아킴보 - 후기

2020. 4. 19. 01:21영화 이야기/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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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 시리즈>의 해리 포터로 출연했던 다니엘 래드클리프의 근황이 궁금해 영화 <건즈 아킴보 Guns Akimbo>를 보게 되었습니다. 아킴보란 단어는 원래 '양손을 허리에 대고 팔꿈치를 바깥으로 향하는 자세'를 뜻하지만, FPS 게임을 기점으로 쌍권총을 말하는 단어가 되었고, 영화 제목 역시 쌍권총을 말하지요.


스토리

B급 영화 감성으로 철철 넘치는 영화라 스토리는 정말 단순합니다. 개연성이 없다고 할 정도에요. '스키즘'이란 인터넷 방송이 있는데, 범죄자와 범죄자의 데스 배틀을 생중계하는 막장 방송이 존재하는 세계입니다.

범죄랑 관련도 없는 너드끼 넘치는 컴퓨터 프로그래머 '마일즈 해리스'(다니엘 래드클리프 역)는 사람들에게 치이는 것이 일상지만 밤에는 키보드 워리어로 변신해 팩트 폭행을 날리는 것이 일상. 뉴스에서 나오는 스키즘의 행보를 보고 참을 수 없어 사이트에 접속해 유저들과 관리자에게 욕설을 날리자, 스키즘을 운영하는 범죄자 '릭터'(네드 데네히 역)가 쳐들어와 보복을 당해 스키즘의 데스 게임에 강제 참여하게 되어 살아남는 것이 주 스토리입니다.

그러니까, 소인배 악당한테 찍혀서 재수 없게 데스 게임에 참여해버는, 참 간단한 스토리지요.

양 손에 들고 있는 쌍권총은

릭터네 패거리가 강제로 수술로 총을 손에 박아 버린 것. 그렇게 마일즈는 양손엔 50발씩 장전된 권총을 달고…

스키즘의 1위 살인마 '닉스(사마라 위빙 역)'에게서 살아남는 것이 주 스토리.

러닝 타임이 요즘 나오는 영화치고 97분 밖에 안 되는 영화이기도 하지만, 스토리도 너무 개연성 없게 느껴지는 감이 있습니다. 사실, 초중반까지는 B급 감성과 열심히 구르는 마일스와 화끈한 닉스를 보는 부분에서 재미가 있는 편인데, 후반부에서 빵 터지는 감이 줄고 재미가 떨어지는 감이 큽니다. 화끈하게 쓸어버리는 느낌의 액션이 부족한 감이 커요.

등장인물

등장인물에 대한 평가는 나름 괜찮게 봅니다. 소시민적인 너드 마일즈와 사람 죽이는 거 잘하는 닉스, 마일즈의 전여친 노바(나타샤 류 보르디초 역) 같이 극을 진행하는 캐릭터들은 좋은 캐릭터로 보지만, 이 영화의 최종보스인 릭터에는 그리 좋은 평가를 주지 못 합니다. 데스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건 인간의 추악함을 이용한 돈벌이라는 건 나름대로 수긍을 하지만, 캐릭터가 포스 있는 범죄자 보다는 찌질하고 매력이 없는 악당 캐릭터에 가깝거든요.

그래도 그런 걸 떠나 배우들 연기력은 전체적으로 호평합니다. 헤이든 크리스텐슨 같이 발성이 이상하거나 켈리 마리 트란 같은 발연기는 없어요.

연출

마일즈는 비디오 게임 좋아하는 너드이지만 실제로 총을 잡은 적이 없는 일반인이기에 제대로 총을 쏘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그나마도 지근거리에서 겨우 맞추는 정도의 실력이고 총이 양손에 붙은 모양새라, 쌍권총 하면 생각나는 통쾌한(?) 모습을 기대하긴 힙듭니다.

반면, 닉스는 첫 등장부터 총을 든 무리들을 쓸어버리는 연출이 나오는데, 이런 영화에 나오기엔 너무 훌륭한 연출이라 참으로 아까울 지경입니다(…). 전체적으로 다른 액션 영화에서 볼법한 장면은 모두 닉스가 보여주는 셈이지요. 아 물론, 아놀드 주지사도 겨우 드는 미니건을 여자 몸으로 들고 호쾌하게 쏘는 건 여러모로 아스트랄해서;;;

폭력성이 강하고 적을 죽이는 연출이 상당하지만,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마냥 신나는 음악을 틀어주고 쌈마이한 연출 덕분에 잔인함은 덜 부각되는 수준입니다. 물론,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을 만큼 잔인하기야 하지만…

B급 감성이 끝내주는 영화인데, 쌈마이한 감성이 강해서 B급 영환지 C급 영환지 모를 정도로 영화가 괴랄한 편입니다.

총평

괜찮은 B급에서 C급까지 오고 가는 영화라 추천하기엔 상당히 난감합니다. 여기 오시는 분들에겐 돈을 굳혀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야기의 부족한 개연성을 커버하는 카타르시스(가 없는 건 아닌데)도 좀 부족한 감이 있고, <존 윅>처럼 액션 믿고 보기도 힘든 영화라 추천은 안 합니다;;

전체적으론 <데드풀>마냥 병맛이 오고 가는 액션을 보는 영화인데, 진짜 병맛과 쌈마이한 연출이 오고 가는 점이 있어 그런 코드가 맞으면 볼만은 할 거 같은데, 제가 허용할 수 있는 병맛 보다 너무 괴랄한 영화랍니다;;

그래도 건진 것이 있다면, 다니엘 래드클리프와 사마라 위빙의 연기력은 만족스럽고 앞으로도 기대된다는 정도?


이야기 전개가 아쉽지 소재나 캐릭터는 괜찮은 편이라 아쉬움이 한가득입니다. 휴고 위빙의 사촌인 사마라 위빙의 연기력이나, 이제는 해리 포터 이미지에서 완전히 동떨어진 다니엘 래드클리프의 모습은 나름대로 마음에 들기에,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더 보고 싶어요. 똥중독자

여러모로 각본의 질이 좀더 좋았더라면 <킬러의 보디가드> 같이 병맛도 느껴지고 잘 만든 영화였다면 호평을 했을테지만, 여러모로 부족한 영화라서 아쉬움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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