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르: 러브 앤 썬더 - 스포일러 없는 후기

2022. 7. 7. 01:43영화 이야기/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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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

토르의 이야기

토르는 어벤져스 빅 3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중에서 유일하게 페이즈 4에서도 본인이 직접 출연하는 시리즈가 계속 제작됩니다. 때문에 몸이 너덜너덜했던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토르가 이제는 한 단계 더 성장해서 나아가는 모습이 일품이지요.

비록, 아스가르드의 왕 자리는 발키리에게 넘기긴 했지만 그가 말할 때는 아스가르드 사람들이 주목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여전히 아스가르드의 기둥이라는 점을 다시 부각시켜주고, 영웅으로서 해야할 일을 하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맞서는 모습이 여전히 마음에 듭니다.

이번 영화가 만화책의  <신 도살자 고르>, <마이티 토르>의 이야기가 합쳐지면서 <오리지널 신> 같은 전개가 벌어지는 거 아닌가는 생각이 들긴 했는데, 딱히 그런 일은 없어서 마음 편히 볼 수 있었습니다.

만화책 오마주

제이슨 아론 작가의 <토르: 천둥의 신 -신 도살자- >에 나오는 장면과 이번 영화의 장면

예고편에서 나온 토르와 알고 지낸 신인 베헤모스 폴리가르의 사체 장면을 비롯한 고르가 죽은 신들의 모습이 짧게 나마 영화 내에 묘사됩니다. 해당 장면들은 만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아실 법한, 만화의 장면을 그대로 영화에 가져왔기에 만화책을 애독하는 독자들에게 상당히 반가운 장면들이 많이 존재합니다.

추가로 우주적 존재에 대한 이야기가 직접적으로 명시되는 최초의 작품이라 설정에 심화적으로 접근하는 팬들에겐 고마운 작품이기도 합니다.

신 도살자 고르

신 도살자 고르. 이 캐릭터를 만화책으로 먼저 만나봤기 때문에 잘 알고 있던 캐릭터였습니다. 제이슨 아론 작가가 그린 르는 신을 증오하고 도살하면서 자신 역시 신으로 변모하는 모순적인 모습과 그가 원했던 것은 모든 신을 죽이는 것이 아닌, 가족이었다는 이야기를 영화에서도 잘 전달한 편입니다.

물론, 만화책의 고르 이야기는 참으로 복잡한 사연과 과거, 현재, 미래까지 아우르는 방대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탓에 영화에선 고르의 이야기를 단도직입적으로 각색한 바가 있고 인간에 가까운 디자인으로 각색되긴 했지만, 좀 복잡한 캐릭터를 관객이 확실하게 이입할 수 있는 캐릭터로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제인 포스터 토르

제인 포스터가 토르가 되는 이야기는 본래 원작에서 고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던 부분이었습니다. 이 탓에 고르와 토르의 서사에 집중해야하는 부분에서 제인 포스터가 끼는 것은 이야기를 엉성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는 걱정을 하긴 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제인의 이야기를 잘 다뤄줬습니다.

원작처럼 암 환자 설정을 차용해서 묠니르를 들게 되는 이야기를 비롯해서 사실상 토르와 고르와 함께 이번 영화의 세 번째 주인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나탈리 포트먼의 하차 후 복귀를 좋게 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제인 포스터 토르의 이야기를 잘 풀었다고 봅니다.

단점

단조로운 이야기 전개

이야기는 단순합니다. 토르가 신 도살자 고르의 계획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려 했으나, 토르가 된 제인 포스터, 발키리, 코르그가 합류하고 토르는 제인과의 사랑을 다시 확인하며 고르를 막는다. 수준의 평범하고 뻔한 이야기로 전개됩니다. 정석적인 이야기가 좋긴 하지만, 너무 뻔하게 전개되는 감이 있어서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너무 많은 개그

마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보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를 볼 때와 비슷한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너무 과한 유머가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 고르가 나오는 장면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장면 속에 개그를 배치했습니다. 영어권 개그를 배치한 것도 있어서 잘 따라가지 못하는 유머도 종종 있어요.

분위기만 보자면 <토르: 라그나로크>처럼 암울한 이야기 전개 속에 분위기를 풀어줄 개그를 몇 개 넣는 정도면 모르겠지만 이번 영화는 너무 개그를 많이 투입한 것이 문제.

여전히 아쉬운 토르의 연애사

토르와 제인 포스터의 연애사는 <토르 시리즈> 초창기의 아쉬운 연출 탓에 두 사람의 사랑이 잘 보여지지 않습니다. 이번 영화에선 그 동안 <토르 시리즈>에서 부족했던 토르와 제인 포스터의 연애사를 추가했습니다. <토르: 다크 월드> 이후로 둘의 연애사가 어땠는지를 이제서야 보여줍니다.

약 10여분 가까이 토르와 제인의 연애사를 다루는데 이게 진입 장벽을 낮춰주는 점에서 좋은 점이긴 합니다. 그렇지만 그 동안 시리즈가 토르와 제인 포스터의 연애가 너무 붕 뜬 느낌이 있어서 이건 이거대로 괴리감이 좀 있는 편이고, 너무 길게 잡은 것 아닐까는 생각도 들어요.

그래도 토르와 제인의 연애 관계를 다시 둘러 볼 수 있었던 좋은 장면이라 생각도 해봅니다.

갑작스러운 설정변경

고르가 등장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했던 걱정거리인 아스가르드인들은 외계인으로 각색됐는데, 신도 아닌 토르를 죽이려는 고르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는 의문을 품었습니다. 때문에 개봉 전까지만 해도 신으로 추양 받는 존재들을 도륙하는 고르 설정이나 (조금 작위적이지만) 헬라의 정복 전쟁의 피해자로 연출돼 아스가르드에 복수의 칼날을 겨눈다는 등의 과거를 생각했지만, 토르와 아스가르드인들이 도륙당하는 것에 대한 설명은 별 거 없습니다. 고르의 목적이 토르와 관련된 것도 있지만 아스가르드인들을 외계인에서 진짜 신으로 설정 변경했거든요.

이렇게 되면 <토르: 다크 월드>에서 오딘이 로키에게 우리는 신이 아니다라고 한 말은 무엇이 될까…했는데 단순히 오딘이 로키에게 겸손을 가르치려 했던 것이었는지 뭔지…… 뭐, 신화와 달리 신들도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보아, 오딘의 말은 신들 역시 덧 없는 존재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건 것일까…

고르가 사용하는 네크로소드 역시 변경된 설정의 피해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작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헬라가 사용한 무기 역시 네크로소드라는 명칭을 가졌는데, 이는 헬라가 원작의 고르 능력을 참고한 것이기 때문. 그런데 여기선 똑같이 네크로소드라는 이름의 전혀 다른 물건이 등장합니다. 

아쉬운 액션

분명 적과 치열하게 싸우는 장면이 많은 편인데 반해, 막상 기억나는 액션은 적은 편입니다. 분명 분위기 잡고 싸우고 나름대로의 긴장감이 오고 가고, 각종 전설의 무기들을 잘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머리에 각인될 정도의 기억나는 액션은 적은 편이에요.

짧은 러닝 타임과 아쉬운 편집

개봉 전,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과 크리스 헴스워스가 직접 언급한 부분인데 본래 촬영 분량에 비해 상당히 많은 장면들이 편집됐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최소 4시간 가까이 되는 분량을 편집했기에 딱 두 시간 가량의 영화가 나왔습니다. 이 탓에 일부 장면의 편집이 어색한 구석이 존재합니다. 어떤 것은 대놓고 보일 정도라 심각한 편.

영화를 보면 중간 과정이 상당히 잘린 느낌이라 아쉬운 점이 상당히 큽니다. 

종합

영화가 개봉하기 전까지 시사회 관람자들은 <토르: 다크 월드> 급으로 영화가 나쁘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실제로 그 정도까지는 아닙니다. <다크 월드>는 여러모로 실망스러운 구석이 많고 애매한 연출이 많았던 것에 반해, 이쪽은 그래도 목적과 강함이 확고한 악역, 이전 <토르 시리즈>의 실망스러운 연애 묘사를 상당히 극복한 편이라 <다크 월드> 보다는 좋게 평가를 하려 합니다.

여러모로 페이즈 4 들어서 실망스러운 구석이 많은 MCU 입니다. 그래도 <토르 시리즈>로 한정하면 중간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라 생각합니다. <천둥의 신>과 <다크 월드>가 여러모로 아쉬운 구석이 많던 걸 생각하면, 이 영화는 볼만한 영화라 생각해요.


<탑건: 매버릭>이 너무 재미난 영화라 그런지 아직 <탑건: 매버릭>을 못 보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이거 먼저 보고 <탑건: 매버릭>을 보시는 게 좋을 겁니다. 잘 만든 영화가 뭔지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 <탑건: 매버릭>이니 이번 영화의 부족한 점을 확실히 느끼게 해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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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con Getter arc2022.07.07 21:04 신고

    어떻게 보면 페이즈 4 내에서도 평타는 쳤다라고 할 수 있는 영화였군요. 커뮤니티에서도 호불호가 갈린다고 들었고요. 유머 코드나 그런 부분에서요. 하지만 본인에게 그 유머 코드가 맞고 고르가 참 인상깊게 나왔다는 점만 알면 참 재밌는 영화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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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con 로즈 나이트메어2022.07.10 00:08 신고

      평타를 쳤다고는 할 수 있는데, <엔드게임> 이후로는 <어벤져스> 이전의 영화처럼 빌드 업을 위해서만 존재하고 작품 자체의 재미와 매력이 없어졌다고 생각합니다.

      <토르: 천둥의 신>과 <퍼스트 어벤져>가 <어벤져스>의 2 시간 예고편 취급을 받았던 거 생각하면, 지금 나오는 영화들도 다 그런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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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2022.07.08 23:22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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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con 로즈 나이트메어2022.07.10 00:07 신고

      제인의 공백기가 너무 큰 탓에 캐릭터 이입이 힘들었다는 것에 동감합니다. 아무래도 작품 외적으로 나탈리 포트먼이 마블 스튜디오와의 불화 건이 계속 생각나는 것도 있고, 이거 때문에 10분 가량의 설명 시간이 들어간 것도 그렇고요.

      확실히 <엔드게임> 이후로 갈피를 못 잡는 느낌입니다. 마치 <어벤져스> 이전 영화들처럼 빌드업을 위해서만 존재하지 영화 한 편의 작품성은 상당히 부족한 모습입니다.

      이번 <탑건: 매버릭>이 확실히 좋은 영화였고, <신 울트라맨>은 정말 보고 싶습니다. 한국에서도 빨리 개봉했으면 좋겠는데 VOD라도 나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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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con 다크사이드2022.07.08 23:46 신고

    개인적으로 샹치 때와 마찬가지로 빌런이 다 만든 영화였던거 같습니다.

    런닝타임이 2시간 밖에 안되서 중간중간에 잘려나간 장면이 있는거 같은 부분들이 존재하는지라 서사가 좀 아쉬운데다가, 마땅한 각성씬도 없고 액션도 전작에 비해선 좀 단조롭고 유치한 연출이 간혹 보였지만, 그럼에도 양조위와 마찬가지로 크리스찬 베일 혼자 마치 스페이스 싸이코를 찍고있는거처럼 원맨쇼로 극을 이끌어가서 단점을 매꾸는 느낌이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림자 영역에서 토르 일행과 고르의 대면 장면은 정말 명장면이였다고도 생각하구요. 물론 이 때문에 고르가 좀 따로 노는 느낌도 받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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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con 로즈 나이트메어2022.07.10 00:04 신고

      아무래도 고르가 만화책에서도 사실상 진주인공 비슷한 취급이었는데, 이런 거 까지 따라갈 필요는 없었는데 말이죠;;

      유독 이번 작품의 토르는 직접적인 활약 보다는 주변 상황을 받아들이면서 내적으로 성장하는 느낌이었는데, 좀 아쉽긴 했습니다. 분명 좋은 장면이 존재하긴 하는데 그걸 매꾸기엔 영화가 너무 아쉽게 나온 감이 커요.

      확실히 그림자 영역에서 토르 일행과 대치하는 장면은 분위기와 음악 덕분에 몰입할 수 있던 장면이었습니다. 영화 평가가 세간에서 썩 좋지 않긴 해도 다시 보고 싶을 정도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