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2. 16. 22:16ㆍ영화 이야기/후기
마침내 2021년 최고 기대작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페이즈 4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개봉했습니다. 개봉 전부터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트릴로지>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악당들이 출연한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은 영화고 스포일러 없는 리뷰가 작성하기 힘들 정도로 영화 내용을 말하지 않고 얘기하는 것이 힘들 정도.
그래도 늘 그렇듯이 스포일러가 없는 후기를 먼저 작성하게 됩니다.
장점
드디어 성장하는 스파이더맨
그 동안 MCU의 피터 파커는 홀로 선 친절한 이웃이 아닌 아이언맨의 조수 아니냐 싶을 정도로 아이언맨에게 지원 받는 것이 너무 많았습니다. 기본이 되는 수트는 물론, 활약 역시 아이언맨의 보조에 가까운 캐릭터였는데 이제서야 완전히 독립된 스파이더맨으로서 성장합니다.
물론, 예고편에서 나온 것처럼 해줘이더맨으로서 활약하는(?) 초반의 발암이 심각한 건 어쩔 수 없지만…
정체가 밝혀진 스파이더맨의 삶
예고편에서도 짧막하게 보여줬지만 이 스파이더맨 캐릭터가 MCU에선 아이언맨 후계자 격으로 묘사된 탓인지 기존 만화책에서 정체가 공개된 것 이상의 파격적인 삶을 보여줍니다. 기억이 맞다면 영상으로 공개된 작품 중에서 스파이더맨이 피터 파커인 것이 공개된 상태를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 아닐까 싶어요.
거기다 정체가 단순히 노출된 것이 아니라 사실상 아이언맨 이후 차기 어벤져스 멤버로 알려진 미스테리오를 죽였다는 조작 영상이 대중에긴 진실로 받아들여지면서
팬 서비스
이번 영화는 진짜 팬 서비스 측면에서 굉장한 영화입니다. 제작 초기부터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에 등장한 일렉트로의 제이미 폭스를 캐스팅한다는 건 물론 그 다음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트릴로지>의 닥터 옥토퍼스의 알프레드 몰리나, 그린 고블린을 담당한 윌럼 더포 등 기존 스파이더맨 영화에 나온 악당들을 대부분 캐스팅했지요.
영화에서 이 악당들과의 상호작용이 존재하고 오마주한 장면이 많기 때문에 악당들과 함께 더 많은 재미를 챙기기 위해선 기존 MCU 영화를 정주행하기 보단 <스파이더맨 트릴로지>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를 정주행하고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실제 저도 영화 보기 직전에 다섯 편을 모두 재감상하고 보니 재미가 달라요. 일부 편집과 러닝 타임 문제로 인한 활용이 아쉬운 구석이 있지만 팬 서비스란 측면에선 MCU 내에 이만한 영화가 없을 겁니다. 마치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시간여행 파트를 보는 느낌?
강력한 스파이더맨 악당들
그 동안 MCU 영웅들이 특출나게 강한 악당들을 제외하면 묘하게 스펙이 약한 케이스가 많습니다. MCU 스파이더맨이 미숙함을 자꾸 강조해서 까먹을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슈퍼 솔저인 캡틴 아메리카만 해도 단순 신체능력만 비교하면 스파이더맨 보다 약할 정도로 스파이더맨이 강합니다. 다만, MCU 스파이더맨은 팀업 영화에서는 인간 이상의 존재와 싸우면서도 솔로 영화에선 인간들과 싸우면서도 미숙함이 강조된 묘한 케이스였는데, 이전 스파이더맨 영화들의 악당들과 싸우면서 스파이더맨 악당들이 얼마나 강력한 존재임을 확실하게 과시합니다.
슈퍼 솔저 보다 훨씬 강력한 스파이더맨과 막상막하로 싸울 수 있는 그린 고블린, 아이언 스파이더를 상대로 사실상 체크메이트를 했던 닥터 옥토퍼스, 강력한 전기 에너지로 이뤄진 일렉트로, 모래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샌드맨, 스파이더맨을 이상의 육체적 능력을 과시하는 리자드. 이 악당들의 강력함을 다시금 체감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진짜 스파이더맨 악당들의 스펙은 MCU 내에서도 중상위권을 노려볼 악당들이 많아요.
단점
절망편의 반…은 아니지만 이 절망편의 일부(많음)가 실제로 존재합니다……
마지막까지 아이언맨팔이
뭐 MCU 스파이더맨이 아이언맨 사이드킥으로 시작한 것부터 이전 스파이더맨 작품과 태생이 다른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아이언맨이 MCU 개국공신이니 띄어줘도 되지만, 솔직히 이제는 보내줘도 되잖아요?
여전히 발암 스파이더맨
물론, 발암이 되는 스파이더맨 영화는 이번이 마지막일겁니다. 2023년까지는, 적어도 페이즈 4까지는 스파이더맨 솔로 영화가 제작되지 않을 분위기니까요. 클립 영상으로 미리 공개되긴 했지만, 닥터 스트레인지에게 주문을 부탁하는 것도 (사전에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스트레인지 잘못도 있지만) 계속 주문 시전 중에 추가 사항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이게 대체 뭐하자는 짓인지 알 수 없을 겁니다. 심지어 이 마법 사용을 부탁하는 과정이 상당히 골 때리는데, 예고편이 전부가 아님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일부 허무한 악당 활용
당연하지만 악당이 총 다섯 명이나 나오는 만큼 일부 악당 캐릭터들은 활용을 제대로 하지 못 합니다. 이미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도 타노스의 부하들 블랙 오더도 원작의 다섯 명에서 네 명으로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멤버 전원이 관객들에게 개성을 남기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이는 어벤져스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만나는 작품인 만큼, 악당에게 시간을 분배할 여유가 적기 때문에 영화가 타노스 중점으로 묘사됐던 것도 크지요.
이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도 비슷한 문제를 겪습니다. 분명 어벤져스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만큼의 히어로 인원이 많은 것도 아니지만 악당들의 비중 분배가 아쉬운 구석이 있습니다.
MCU 만의 고유 악당은 없다
전부터 짐작했던 것이지만 <노 웨이 홈> 이후 피터가 MCU 내의 노먼 오스본, 닥터 옥토퍼스, 일렉트로, 커트 코너스/리자드를 만나게 되면 일이 어떻게 꼬일 것인가는 고민을 했지만, 최종적으로 영화 내에 이들과 동일 존재는 없는 것으로 그려집니다(샌드맨은 <파 프롬 홈>에서 미스테리오의 홀로그램으로 묘사되긴 했지만).
사실 이는 이전부터 팬들을 괴롭히는 어른의 사정 끝판왕인 소니와 마블의 스파이더맨 판권 계약 문제가 근본적인 원인입니다. 소니는 스파이더맨 판권을 빌려주면서 메이저 악당들을 사용하지 못 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했습니다. 소니는 소니 만의 독자적인 소니 유니버스를 구축하고 싶었기에 메이저 악당들을 사용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했습니다. 이 탓에 이번 크로스오버 영화를 통해서 노먼 오스본, 닥터 옥토퍼스를 만날 수 있던 것이지 MCU 고유의 오스본, 옥박사를 만날 수 없다는 것은 어른의 사정입니다.
CG 사용
개봉 전 나온 이 닥터 스트레인지 장면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이거 외에도 본작에서 CG가 상당히 어색한 구석이 많습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영화 제작 환경이 변경된 점이 원인이고 2021년 7월에 재촬영까지 감행했으니 CG 작업이 완성되지 못한 것인데, 이탓에 전체적으로 엉성한 구석이 많습니다. 닥터 옥토퍼스의 기계팔이나 샌드맨의 모래 질감 역시 2000년대 영화와 비교하면 급하게 만든 감이 크고 리저드 역시 CG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인지 몰라도 피부 질감은 물론 밝은 곳에서 나오는 모습이 거의 없습니다.
종합
조금 아쉬운 구석이 존재하지만, 이전까지 나온 <홈 시리즈> 보다 잘 만든 영화임은 분명합니다.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보았던 팬들에게는 추억을, MCU 스파이더맨에겐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영화가 끝나기에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는 새로운 MCU 스파이더맨 삼부작에서 성장한 스파이더맨을 볼 수 있다는 것에 기대를 해봅니다.
<매트릭스: 리저렉션> 개봉 전에 2, 3회차는 더 관람하고 싶을 정도로 팬 서비스가 뛰어난 영화입니다. 요 10년 가까이 팬 서비스가 이렇게 뛰어난 영화는 정말 얼마 없었을 정도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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