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5. 29. 23:13ㆍ영화 이야기/후기
일단, 자막은 믿고 거르는 '그 새끼'……
그동안 괴수 붐은 온다고 자부했지만, 제가 붐이 온다고 한 모든 영화들은 ㅈ망의 길을 걸었습니다… 이번 영화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의 나름의 만족도는 높지만, 훌륭한 걸작 영화 까진 아니라고 먼저 밝힙니다.
장점
괴수 영화에 장점이 있다면 그게 뭡니까. 당연히 괴수 아니겠습니까! 압도적인 비주얼로 재탄생한 괴수들의 존재 그 자체가 이 영화를 보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고전 작품을 소재로하는 만큼, 훌륭한 팬 서비스 역시 좋은 장점이지요.
괴수
이 영화를 보러 오는 이유가 뭡니까? 당연히 괴수를 보러 오는거죠! 그동안 토호에서 만든 고지라 시리즈는 1933년에 개봉했던 <킹 콩>의 스톱모션 기술 대신, 슈트를 이용해 괴수를 촬영해왔습니다. CGI로 고질라가 만들어진 것이 한 번 두 번 있었지만, 기본적으론 슈트 액터가 고지라 슈트를 입고 촬영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이 영화의 괴수들은 비주얼적으로 무척이나 훌륭합니다. 기존의 슈트도 분명 훌륭하지만, 한계가 있었습니다. 디자인 감각은 좋은 편이지만, 아쉬운 감이 많지요. 이번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의 괴수들은 헐리우드의 최신 CGI 기술이 들어갔기에, 괴수들이 정말 살아있을법한 디자인으로 재탄생한 점에 눈을 땔 수 없습니다. 예시로 든 킹 기도라만이 아닌, 고질라, 로단, 모스라 모두 실제 생물을 기반으로 재해석된 디자인을 하고 있기에, 기존의 고지라 시리즈와 차별화는 물론, 사실적으로 보이는 괴수들의 움직임에 하나하나 감탄하게 됩니다.
감독의 기존작 존중
마이클 도허티 감독은 기존의 고지라 시리즈의 상당한 팬인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일단 영화의 컨셉부터 1964년에 개봉한 <삼대 괴수 지구 최대의 결전>을 오마주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적대 관계가 저 작품과 다르긴 하지만… 괴수들이 등장하는 장면 및 활약상과 설정까지… 기존의 영화들을 알고 계신다면, 확인할 수 있는 오마주 요소들도 상당해, 기존작을 봐온 괴수팬들에겐 훌륭한 선물이 되는 장면들이 많습니다.
킹 기도라
사실, 괴수들 전체가 다 장점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중 하나를 고르자면 이 영화의 주역 중 하나인 킹 기도라(기도라라고 불리지만, 대령이 브리핑 할때 딱 한번 '킹 기도라'라고 언급)입니다. 개봉 전부터 상당히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 웅장함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클립 영상으로 킹 기도라가 깨어나는 장면을 일부 보긴 했었지만, 확실히 극장에서 보니 차원을 달리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영화에 나온 드래곤 형태의 괴수들 중에서 가장 거대하게 묘사되는 만큼, 그 압도적인 모습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본작의 괴수들 모두 압도적인 거대함과 그 거대함으로 생기는 여파를 확인할 수 있는데, 킹 기도라는 특히 더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바이럴 사이트를 통해 개봉 전부터 공개된 정보긴 하지만, 이동하는 것 자체만으로 거대한 태풍을 일으키는 모습은 그야말로 입이 떡 벌이질 정도의 스케일을 자랑한답니다.
개봉 전의 정보와 클립 영상에서도 나왔듯이, 킹 기도라의 머리는 각기 다른 인격을 가지고 있는데, 짧았던 클립 영상에선 확인하기가 좀 힘들었지만, 본편에선 그런 점이 상당히 잘 드러났답니다. 리더격인 가운데 머리, 말 잘 듣는 동생인 오른쪽 머리, 많이 모자란 왼쪽 머리. 이런 식으로 묘사되는데, 이게 길게 묘사되지 않고 짧게 묘사되는데도 그 특색이 잘 드러났답니다.
종합하자면, 본작에서 보인 킹 기도라의 압도적인 포스는 괴수 영화 중에서도 상당히 인상 깊은 존재로 그려졌고, 10년 후에도 괴수 영화의 최종보스로서 이렇게 압도적인 모습을 한 존재는 없을거라 장담할 수 있습니다.
단점
안타깝지만, 이 영화은 2005년에 개봉한 피터 잭슨의 <킹 콩>처럼 볼거리와 스토리를 모두 다 잡지는 못 했습니다. 단점을 고르자면 스토리와 등장인물입니다.
스토리
괴수들끼리 맞붙는 스토리는 좋지만, 인간들이 벌이는 일이 너무 극단적으로 그려집니다. 에코 테러리스트들이 얼마나 막장인지는 조금 다른 장르이긴 해도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지요. 가이아 이론을 외치는 미친 놈들이 벌이는 대학살극…
본작에서도 비슷하게, 타이탄(극중에섯 말하는 괴수들의 총칭)을 숭배하는 인물들이 생겨나고, 에코 테러리스트들은 지구의 주인은 타이탄이며, 인간은 병원균이다 → 타이탄들 깨워 인류의 수를 조정해 지구를 구하자! 는 괴수물이 아닌 다른 작품에서도 논리의 행동은 흔한 전개긴 하니까…
모나크의 과학자들이 만든 괴수의 음파를 분석해 소통하는 장비 '오르카'를 훔쳐, 괴수들을 깨운다…는 전개야 그렇다 칠 수 있지만, 개봉 전에는 킹 기도라가 스스로 깨어나는 것을 기점으로 다른 괴수들도 깨어난다고 예측했던 것을 생각하면, 좀 아쉬운 부분입니다.
물론, 저런 부분은 그렇다 치더라도, 인간측 전개가 조금 신파스러운 분위기가 뭍어나갑니다. 괴수와 인간의 비중 분배는 적당하다고 느끼지만, 등장인물이 문제가 많습니다.
등장인물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인간측 주인공은 새로 등장한 러셀 가족인데, 와타나베 켄이 연기한 세리자와 이시로 박사를 제외하면 주연 캐릭터들에게 감정이입을 하기 좀 힘든 면이 많습니다. 오히려, 세리자와 박사가 인간측 진 주인공이라고 봐야할 정도. 가렛 에드워드가 감독한 전작 2014년에 개봉한 <고질라>에서도 인상 깊은 조연으로 나왔지만, 본 작품에서 세리자와를 제외하면 매력적인 캐릭터는 전혀 없습니다.
인간측 악역인 에코 테러리스트들의 리더인 찰스 댄스가 연기한 '앨런 조나 대령'은 타이탄들을 깨우는 것을 일조했지만, 그 외에는 전혀 하는 것이 없어서 뭔가 심심한 구석이 있고, 주연인 러셀 가족 중에선 그나마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 캐릭터는 아버지 '마크 러셀'인데, 이 사람도 뭔가 밋밋한 면이 있습니다. 이래저래 인간측 캐릭터는 세리자와 이시로를 제외하면 개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타이탄들을 깨우는데 일조한 '에마 러셀'의 행동의 원인과 설명은 해주지만, 뭔가 납득할만한 구석이 없습니다. 2014년의 무토 사태에 아들을 잃은 것으로 복수하는 것이 아니라, 타이탄들을 깨워서 인류의 인구수를 조정해 지구를 치유한다? 좀 납득이 안 가는 구석이 있는 편입니다.
종합
좋게 말하면, 비주얼이 더 좋아진 <램페이지>. 나쁘게 말하면, 눈뽕 빼고 다 갔다 버린 <트랜스포머 시리즈>라고 빗대어 말 할 수 있습니다. 분명, 감독의 기존작 존중과 훌륭한 괴수 묘사는 훌륭한데, 인간측 묘사는 정말 갔다 버렸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합니다.
물론, 기존의 고지라 시리즈에서 스토리도 정말 훌륭한 작품을 고르자면 5개 정도는 고를 수 있을까한 정도로 조금은 심각한 부분이 있는데, 이번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괴수들은 정말 훌륭하게 뽑혔다고 할 수 있는데, 인간측 스토리 진행이 심히 문제가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괴수물이 가지는 한계가 드러났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는 부분인데, 마이너 장르인 괴수물은 팝콘 영화를 크게 벗어나지 못 한다고 해야할까요… 이번 영화는 인간측 스토리 때문에 팝콘 영화로서도 뭔가 밋밋한 맛이 조금 있습니다. 계속 언급하지만, 괴수 부분은 정말 만족스럽기 때문에 정말 섭섭한 부분이죠. 진짜, 세리자와 박사를 주인공으로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결론을 내자면, 역대 괴수물 중에서 가장 훌륭한 비주얼을 자랑하고, 눈뽕이 뛰어난 영화지만, 인간측 스토리와 등장인물들은 세리자와 한 사람을 빼면 아쉬운 구석이 많은 편입니다. 어려운 스토리 말고 괴수의 위엄을 즐기러 가기를 원하신다면, 추천해드리는 영화로 봅니다.
뭐, 좀 아쉬운 구석이 있는 편이지만, 괴수들의 묘사가 상당히 만족스러우니 그려러니 하고, 괴수 굿즈 하나는 살 수 있게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사정상, IMAX 관람을 못 했는데, 2회차는 IMAX 관람을 할 예정입니다. 물론, 인간 파트 때는 편하게 눈을 감고 명상에 들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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