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보이 - 스포일러 없는 후기

2019. 5. 23. 17:36영화 이야기/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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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포스터에서 볼수 있듯이, 원제는 태양에 의한 화상을 뜻하는 Brightbrun이다

슈퍼 히어로 팬들은 우스갯소리로 <맨 오브 스틸>, <저스티스 리그>에 나오는 헨리 카빌이 연기한 슈퍼맨을 악당 버전인 울트라맨으로 부르지만, 그런 울트라맨 조차 순한맛으로 보이는 영화를 보게 됩니다.

영화 <더 보이 Brightburn>은 대놓고 슈퍼맨의 어린 시절을 비틀은 영화로, 국내 등급은 15세 이상인데, 실제 영화를 보면 이거 어떻게 15세 이용가로 넘겼는지 궁금할 정도로 고어한 요소가 많습니다. <에이리언 커버넌트>의 악몽이 떠오르는 부분…


12살 생일을 기점으로 브랜든 브라이어는 아무 이유 없이 과격한 면모를 드러냅니다. 극 초반에선 꽤 순수하게 보이던 브랜든 브라이어의 인상이 확 바뀌기 시작하는데, 여기에 별다른 이유 같은 건 묘사되지 않습니다. 흔한 감성팔이 같은 걸 해서 캐릭터에게 연민을 심어주지 않는 점도 있지만, 순수 악이었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끼게 됩니다.

하는 행동을 보면, 절대 연민을 줄 수 없는 악당으로 묘사되기 때문인데, 양아버지가 그나이대의 성적 호기심에 대한 조언을 잘못 이해새서 강간시도(?)라는 전례없는 짓을 하고, 실패하니까 화풀이로 주변인을 죽이는다는게 전체적인 스토리…

때문에, 영화로서의 완성도가 좀 아쉬운데, 영화를 보기 전에는 자신의 정체성으로 인한 내적 갈등으로 폭주해 마구 파괴하는 스토리를 생각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무서움만 부각된 느낌이 큽니다.

주인공인 브랜든 브라이어는 가면 갈수록 인상이 뒤바뀌는데, 초반엔 순해보이던 인상이 갈수록 무표정하고 인간성 없는, 우서운 인상이 됩니다. 자기가 만든 빌런(?) 코스튬 -스스로를 빌런이라고 생각하는지는 불명- 을 입고 하는 짓은 참으로 무시무시한데, 영화 <에이리언 커버넌트>를 극자에서 볼때의 악몽이 재림했다는 말을 남깁니다.

이 영화는 절대 15세 이상 수준의 영화가 아니다는 점에서, 또 한편 한국의 영화 등급 선정에 의문을 느낍니다. 15세 등급을 매긴 영화 치고는 너무 적나라하게 고어한 장면이 많아 혹시나, 관람을 하실 분들에겐 주의를 표합니다.

사실 예고편이 영화의 대부분을 보여주는 점에서 좀 식상할 수 있지만, 빠른 전개와 호러물로서의 긴장감을 주는 연출이 뛰어납니다. 하지만, 그걸 빼면 좀 부족한 점이 많다고 할까요?

개인적으론, 이런 장르에 면역이 없기에 고어한 장면에서 구역질이 상당했지만, 슈퍼맨이 돌아서는 걸 경계하는 배트맨과 렉스 루터의 불안감을 현실로 표현한 영화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루터와 배트맨이 왜 경계하는가 역시 다시 생각해보지만, 정말 선한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클라크 켄트라는 캐릭터도 다시 생각해보는 영화였습니다.


국내명이 참 병맛인데, 이미 '더 보이'란 제목의 공포 영화가 2016년에 있음에도 '더 보이'란 제목을 기용했다는 점에서 웃음만 나옵니다. 요 근래 영화들 보면, <나우 유 씨 미> 같이 충분히 번역할 수 있는 제목을 그대로 음차하기도 하는데, 그냥 브라이트번이라고 하지, 왜 더 보이? 동명영화가 이미 있는데? 이런 의문을 품습니다. 해외 위키를 보니까, 코드명을 브라이트번으로 하는 거 같은데, 후속작이 나온다면 어떤 처리를 할지 궁금한 부분.

여튼, 이런 영화를 보고 기분도 식힐겸, 민트 초코칩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치약맛이라 입만 개운해지지 머리는 개운해지지 않는 느낌…

p.s.

나중에 알게된 부분이지만, 브랜든 브라이어 역의 잭슨 A. 던은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어린 스캇 랭으로 본 적이 있던 배우라는 걸 깨달았을 때는, 얘는 앞으로의 유망주가 될 배우구나…는 생각도 해봅니다. 인상이 참 달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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