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 스토리 4 - 후기(스포일러)

2019. 6. 23. 23:53영화 이야기/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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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한 <토이 스토리 시리즈>의 최신작인 <토이 스토리 4>. 어릴 때부터 본 시리즈였고, 청소년이 됐던 저를 울렸던 그런 시리즈였습니다.

토이 스토리 시리즈는 후속작들이 겪는 딜레마인 소포모어 징크스를 항상 이겨냈던 작품입니다. 이번 작품도 소포모어 징크스를 이겨냈다고 할 수는 있지만, 이번 작품에서 보여주는 작품의 이미지는 뭔가 다르다는 점에 의아함을 품습니다.


호평할 요소는 개봉 전에 '저게 뭐냐'는 소리를 들은 포키의 존재는 상당히 납득이 가게끔 그려졌습니다. 유치원 예비소집일에 홀로 있던 보니가 스스로를 안심시키기 위해 만든 장난감이고, 포키 역시 처음엔 자신을 쓰레기로 여기지만(우디가 몰래 쓰레기 통에서 재료를 꺼냈고, 꺼낸 재료를 토대로 보니가 만들었기 때문), 우디가 앤디와 있던 일을 이야기 하면서, 포키 역시 자신을 장난감이란 존재로 여기는 장면이 나와 보니에게 돌아가려는 모습을 보이기에, 포키란 캐릭터는 괜찮게 그려집니다.

새 캐릭터 버니와 더키는 개그 캐릭터로서, 이 영화의 웃음벨을 가져다 주는 캐릭터들입니다. 직접 설명하면 재미가 식는 것도 있겠지만, 두 캐릭터의 캐미와 개그는 안 웃을 수가 없었답니다.

<토이 스토리 4>의 보 핍 설

개봉 전부터 좋은 쪽이든 안 좋은 쪽이든 화제가 됐던 보 핍의 디자인. 안 좋은 쪽에선 탈코한 보 핍이다는 이야기를 하는 만큼, 캐릭터성이 너무 바꼈다는 점에서 걱정을 하고 봤습니다. 성격이 변한 것은 납득할 수 있게 설명을 한 편인데, 뭔가 뒷맛이 찝찝하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뭐, 보 핍의 캐릭터성 변경이야 그럴 수 있지만, 이번 영화의 가장 큰 불만을 호소합니다. 가장 먼저 캐릭터들.

우선, 보니. 보니는 <토이 스토리 3>에서 앤디의 소중한 장난감을 이어받았고, 외전 작품에서도 장난감을 잘 가지고 노는데, 이상하게 <토이 스토리 4>에서 보니는 유독 우디를 소홀히 하는 묘사가 보입니다. 보니는 <토이 스토리 3>에서 장난감을 잘 가지고 노는 아이로 유명했기에, 앤디가 장난감들을 보니에게 넘겨줬습니다. 이번 영화의 도입부에서도 그점을 다시 보여줘요. 외전에서까지 보니는 장난감들을 하나하나 소중히 여기는데, 유독 본작에서 우디를 홀대하는 모습을 보여 의아함을 표합니다.

물론, 저조차도 가끔 꺼내는 레고 미니피겨들 조차 모든 종류를 다 가지고 놀지는 않기에 홀대라고 하기는 힘들 수 있지만, 유독 이번 작품에서 보니의 우디 홀대가 부각됩니다. 물론, 보니는 우디를 가장 아끼는 앤디와 달리, 그저 장난감을 좋아하는 아이일 뿐이기에 다르게 묘사될 수 있다고야 하지만, 유독 홀대가 강조 되는 탓에, 캐릭터 붕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는 편입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라면, 우디와 버즈의 캐릭터가 상당히 수동적으로 그려졌는데, 우디는 보니를 위해서 포키를 구하려는 능동적인 행보를 보이는데, 때문에 본의 아니게 작전을 망치는 행동을 보입니다. 물론, 우디의 행동은 보니가 포키를 의지하는 행동을 보여주기에, 우디 역시 보니를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행동하는 것이기에, 납득을 못 하는 건 아나지만, 과연 <토이 스토리 3>까지 성장했던 우디가 할 행동이 맞냐는 의문을 가집니다.

사실, 우디 보다 심각한 것은 버즈인데, 버즈는 우디와 함께 장난감들을 이끄는 리더 역할을 했었음에도, 마법의 소라고둥 마음의 소리(본인의 음성 기능)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여, 상당히 수동적으로 그려집니다. <토이 스토리 2>에서 우디를 구출하기 위해 동료들을 이끌었던 버즈를 생각하면, 이게 과연 우리가 봐왔던 버즈인가 싶을 정도로 어리버리하게 나옵니다.

다른 장난감들도 비중 삭제는 물론, '우디라면 어떻게 했을까'하며 머리를 싸메지만, 그것 뿐. 그나마, 제시가 뭔가를 하긴 하지만, 임시방편이 됐지, 그 이상이 되진 못 합니다.

반면, 보 핍이 여장부라 그려질 정도로 능동적으로 묘사되는데, 중간에 우디의 잘못이 있긴 했지만, 우디에게 너무 매몰차게 굴 필요가 있었을까는 의문을 표합니다. 우디 본인도 자신의 실수를 자각하고 있는데, 계속 무시할 필요가 있던 걸까? 좀 심하게 대하는 모습에 의문을 품습니다.

무엇보다, 작품 전개가 좀 우연성에 기대는 장면이 많은데, 보 핍과 만나는 과정이 연출에 가려지긴 하지만, 우연이 만났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물론, 오랜 기간 떨어진 만큼, 우연이 아닐수야 없지만, 뭔가 필연적인 만남 보다는 우연에 가까운 연출이라는 것이 참……

가장 큰 문제는 결말인데, 그동안 <토이 스토리 시리즈>는 장난감들의 본분을 지키는 엔딩을 보여줬지만, 이번 작에서 우디는 보니를 떠나 보 핍과 함께하는 길을 택했는데, 이 장면이 두 캐릭터에게는 좋은 엔딩이 될 수 있지만, 장난감으로서의 신념을 지키던 그동안 <토이 스토리 시리즈>가 보여준 결말을 부정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자신에게 무관심한 보니를 떠나는 우디의 행동은 <토이 스토리 3>에서 앤디가 자신들을 버릴 것이라 여겨 떠나는 군인 장난감들의 행동과 무엇이 다른 것일까?

앞서 언급했듯이, 우디란 캐릭터가 자신의 길을 걷는 모습이 나쁜 건 아니지만, 장난감과 추억이라는 주제를 보여준 기존 작들이 보여준 것은 무엇이 되느냐는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불만점을 많이 써서 그렇지, 아주 나쁜건 아닙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같은 호불호라고 할 수 있어요. 빅 3의 결말에 불만과 의문을 품는 정도?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외전작인 <공룡 전사들의 도시>에서 보여준 장난감의 역할을 부정하는 느낌이 들 수 있는 결말이라, 의아함을 안 표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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