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 - 스포일러 없는 후기

2019. 10. 3. 21:26영화 이야기/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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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아킨 피닉스가 맡은 영화 <조커>는 히어로 만화를 영화화한 것이 아닌, DC 코믹스의 <배트맨> 이야기를 부분적으로 차용한 조커, 아서 플렉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에 가깝습니다. 즉, 빌런의로서 조커의 탄생을 기대하고 영화를 기다렸지만, 실제 영화가 보여주는 건 조커라는 빌런이 아닌, 아서 플렉이 어떤 삶을 살고, 어떤 계기로 변하는지가 주 내용입니다.

가장 중요한 걸 얘기하자면, 번역은 특유의 영어 인사를 그대로 사용하는 걸 봐서, 그 번역가(…)가 맞습니다… 그나마 나은게 있다면, 작품성을 망치는 수준의 오역은 없다는 정도? 그리고, 쿠기 영상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후속작을 상정하고 만든 영화가 아니기에.

이하는 스포일러를 배제한 후기이니, 대체로 완곡하게 넘어가거나, 작품을 보실 때의 중요한 요소를 일부만 짚어 봅니다. 다만, 영화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바를 일부 풀어쓰기 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합니다.


사회적 문제가 많은 고담시의 광대로 일하는 아서 플렉의 이야기를 다루는 장면에선 안타까운 장면들이 많이 나옵니다. 고담의 사회 문제와 소위 말하는 '없는 자들' 해당하는 아서 플렉의 상황은 동정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영화는 토마스 웨인을 비롯한 기득권자들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것도 있지만, 아서와 같이 없는 자들 역시 절대 긍정적으로 보여주지 않습니다. 없는 자들도 자기 일에 열중해야하는데, 남의 일을 신경 쓸 여유가 없거든요. 이 사회를 살아가는 관객들과 똑같이요.

아서 플렉의 변화는 사회의 영향도 있지만, 주변에서 그를 붙잡아줄 이가 전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사회가 점점 더 아서 플렉을 몰아붙이고, 그런 분노가 탄생시킨 결과물이 조커라고 보아도 무관합니다. 아서 플렉의 삶을 완전히 동일하다고 여길 순 없겠지만, 현대 사회의 (작성자를 포함한) 수 많은 젊은 이들의 꿈이 자절되는 사회를 살아가면서 겪는 어려움과 고통이 계속 누적되고 있으며, <조커>는 그렇게 억누른 것이 폭발한 하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 내에서 아서 플렉의 웃음은 꽤 중요한 장치로 나옵니다. 스포일러 때문에 자세히 설명하긴 힘들지만, 아서가 웃는 장면에서 웃음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잘 생각하며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영화 개봉 전에 모방 범죄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에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라는 반응이었지만, 실제로 영화를 보니, 본성을 억누르고 분노를 해방하는 모습의 조커의 모습에서 충격과 카타르시스가 함께 느껴질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사회 현상을 선동하는 영화가 아니라, 그런 사회의 문제점을 경고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현대 사회의 문제점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종잡을 수 없이 커지면, 조커와 같은 인물이 나올지도 모르는 것을 말이지요.

다만, 혹평할 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개봉 전부터 토마스 웨인을 부정적으로 묘사한다고 나온 바가 있었고, 실제로 그렇게 묘사됩니다.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이 된 계기를 생각해보면, 여러모로 본작의 토마스 웨인은 안 나오는게 차라리 낫다고 할 정도로 캐릭터 붕괴가 심각해요. 아무리 각색과 재해석이라고는 하지만, 토마스 웨인은 차라리 안 나오는게 맞다고 봅니다. 만약, 본작의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이 된다면, 우리가 아는 배트맨이 되진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애초에, 본작은 배트맨의 존재를 고려하지 않은 작품이라고 감독이 말하긴 했지만……


히스 레저와 절친이었던 호아킨 피닉스

앞서 말씀 했듯이, 히어로 영화의 악당의 탄생을 다루는 것과는 조금 다른 작품이기에, 무자비하고 사악한 악당의 탄생과는 조금 거리가 먼 작품입니다. 하지만, 영화는 분명 훌륭한 작품성을 보여주며, 배우 호아킨 피닉스의 열연 덕분에 슈퍼 히어로를 소재한 작품 중에선 상당히 이색적인 작품이 되었습니다.

개봉 전부터, 토드 필립스 감독은 마블 스튜디오에서 보여주지 못 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호언장담했었는데, 절대 과언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하게 알립니다.

p.s. 개봉일, 메가박스 한정 티켓을 받기 위해 (시험 기간 중이던) 친구 것과 함께 두 좌석을 예매했지만, 조금 전에 다 소진되었던 참이라, 영화를 2만원에 보는 흑우가 있다를 찍었다는 슬픈 이야기도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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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드2019.10.03 22:36

    히어로 코믹스를 실사화한 작품이기는 하지만 기존 히어로 코믹스의 부분만 채용하고 일종의 피카레스크와 느와르에 초점을 더 맞춘 느낌이랄까요. 해당 영화를 그나마 코믹스 관점에서 본다면 원작에서 불분명한 조커의 기원 중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 중 하나라는 점과 킬링 조크를 어느 정도 실사화했다 정도로 봐야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물론 기존 히어로 영화와는 다른 이색적이어서 그렇지 하나의 작품이자 단편극으로써는 훌륭하다는 건 부정할 수 없지 않을까 싶네요.

    기존의 고담시에 남은 마지막 양심들을 대표하는 토마스 웨인의 이미지 훼손이라는 점은 저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다크나이트 트릴로지에서 웨인 가문은 그야말로 이상적인 있는 자들이자 현실에서도 이런 사람들이 있었으면 하는 캐릭터들이었는데 굳이 이렇게 부패한 이미지를 넣어야 했나 싶기도 하고요. 고담시의 있는 자들을 다른 인물로 대체해도 무방했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


    P.S: 잭 니콜슨의 조커와 히스레저의 조커와는 다르게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는 의도하고 깽판을 부려서 결과물을 보고 낄낄 거리는 면이 없다는 점도 확실히 이질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긴 한데 브루스 웨인의 배트맨과 대립하게 될 조커이긴 한 걸까?라는 약간의 위화감도 느낀 건 덤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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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con 로즈 나이트메어2019.10.03 23:06 신고

      작품 자체가 히어로 영화 시리즈를 기획한 것이 아닌, 완전 별개의 단편이기에 나올 수 있는 결과물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색적인 영화였습니다. <킬링 조크>에서 나왔던 실패한 코미디언이란 요소를 활용한 것도 있고, 일부 연출은 익숙한 만화책에서 따온 것이 있어 쏠쏠한 재미도 있었습니다.

      토마스 웨인 말고도 부패한 부르주아 컨셉의 오스왈드 코블팟, '펭귄'이 존재함에도 토마스 웨인을 이런 식으로 희생시켜도 되는 건가 싶었습니다. 알프레드도 그렇고 기존의 웨인 가문의 캐릭터를 완전히 엎었다는 점에서 꼭 이래야 했을까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신선하긴 했지만, 코블팟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쉽기만 합니다.

      p.s.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 혼돈을 즐기는 모습은 역시 조커라고 할 수 있었지만, 아무리 배트맨을 상정하지 않았다고는 해도 배트맨과 대립할 조커라는 캐릭터와는 맞지 않은 점이 있지요. 그 때문인지, 드라마 <고담>의 발레스카 형제 마냥 후에 나올 조커에 영향을 주는 인물격인가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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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인트런2019.10.04 06:28

    히스의 조커는 근원불명의 악역.
    그에 반해서 호아킨의 조커는 일종의 사회의 경고와 같은 느낌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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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con 로즈 나이트메어2019.10.04 20:30 신고

      그런 느낌이죠. 사회의 문제점과 사람들간의 태도가 이런 존재를 낳았다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변해야하는지 알려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p.s. 사실, 히스 레저의 조커도 전직 군인 내지는 마피아 일원이 아닐까는 의혹이 있지만, 제대로 밝혀진 건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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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con Gloomyink2019.10.10 15:07 신고

    보고 왔습니다. 막 보고 난 직후에는 찝찝하면서도 묵직한 느낌이, 곱씹을수록 진한 해석과 반성을 하게 되는 영화였네요. 사회에서의 무시와 조롱이 조커의 개화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평범한" 사람들과는 분리된 듯한 아서의 내면 묘사도 다시금 돌아보게 됩니다. 학대와 방임 속에서 그렇게 되었다고는 해도 말이예요. 이렇게 위태로운 사람을 제대로 붙잡아줘야 한다는 교훈은 직설적인 원투펀치로 날아왔고, 초반부와 후반부의 대비되는 묘사에서는 시민마저도 그렇게 미워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길거리 광고쟁이로 살던 시절에는 눈길도 안주더니 조커 끼가 슬금슬금 나오니까 시위부터 폭동까지 정치적으로 써먹는 면모가 아주... 하......

    "웃음" 이라는 키워드를 이렇게 부정적으로도 써먹을 수 있으며, 양극화가 심한 각박한 사회를 날 것 그대로 보여주는 것도 놀라웠지만 역시 제일 놀라운 건 평론가들이 불편함을 토로하는 것과 넷 상에서의 갑론을박이 영화를 넘어 현실에서도 들불처럼 번진 게 아닐까 싶습니다. 사회가 잘못했다, 아서의 잘못도 있다, 다 닥쳐 이 머레이놈들아 등등 짤막한 다툼부터 장문의 분석이나 유머까지. 히갤이 풍성해졌더라고요! 아서를 단순히 인셀(=섻를 못해 안달난 찐1따)로 폄하하는 "그 짹짹이" 들은 원치않은 덤이었지만...

    주인공 아서 다음으로 의외로 공감이 가던 인물은 이미지가 망가졌던 토마스 웨인과 지하철에서 감자튀김 세례를 받던 여성이었습니다. 친부인지는 묘사가 애매하게 나오긴 하지만, 겨우 사인을 해줬다는 걸 가지고 "30년 언저리" 를 망상에 빠져살던 여자에게 시달렸으니 그 후속타라 할 수 있는 아서에게도 질렸다는 듯이 패고 나가는 모습은 결코 잘한 것이 아님에도 나름 공감이 가곤 했습니다. 지하철의 여자는 자기 때문에 일이 이렇게 커졌나 싶은 짤막한 씬에서 불쌍함을 느꼈어요. 의도치는 않았지만 도망갈 틈을 벌어줬던 광대 아저씨가 살인범이 되었다는 건 참... 망상씬에서는 그녀도 광대가면을 쓰고 있어서(=조커의 행위를 긍정적으로 보는 것) 더 안타까웠죠.

    그래도 조커에는 마지막 양심이라 할 수 있는 게리좌가 있었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신이라는 불편한 몸에다 동료에게 불쾌한 농담을 듣기는 하지만, 살해당하지 않을만큼 적당히 신경을 써줬던데다 아서처럼 선을 넘지는 않은 면에서 아서도 이렇게 엇나가지 않을 수 있었는데... 라며 후회를 느끼게 해주는 캐릭터라 좋았습니다.

    머레이는 도를 넘은 조롱과 죽기 직전 말했던 옳아보이려는 발언(=살인 비판)에 많은 이들이 싫어하는 캐릭터지만, 나도 저랬던 적은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들어 착잡해집니다. 머레이처럼 직접적인 조롱은 하지 않았더라도 라이브쇼의 청중들마냥 비웃음에 묻어가는 이들 중 하나였을 건 당연하고...

    아이고, 기억을 되살리다보니 쓰고 싶은 말이 점점 많아지네요;; 더 이상 썼다간 머리도 댓글도 터질 것 같아 이만 줄이며 물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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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con 로즈 나이트메어2019.10.10 15:29 신고

      할 이야기가 정말 많은 영화죠… 그런 만큼, 뛰어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회를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것들과 교훈을 아주 잘 보여준 훌륭한 영화였지요. 아직 2차 관람을 하지 못 했지만, 다른 곳에서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보니, 제가 너무 평면적으로 감상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적으로 다양한 해석이 나와 감탄합니다.

      사회와 사람을 비판하지만, 본인도 저런 행동을 하지 않았느냐 되돌아 볼 수 있게 해주는 만큼, 저 역시 돌아보며 반성을 합니다.

      무엇보다, 남들에게 무시당하고 소외당하는 할 이야기가 정말 많은 영화죠… 그런 만큼, 뛰어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회를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것들과 교훈을 아주 잘 보여준 훌륭한 영화였지요. 아직 2차 관람을 하지 못 했지만, 다른 곳에서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보니, 제가 너무 평면적으로 감상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적으로 다양한 해석이 나와 감탄합니다.

      사회와 사람을 비판하지만, 본인도 저런 행동을 하지 않았느냐 되돌아 볼 수 있게 해주는 만큼, 저 역시 돌아보며 반성을 합니다.

      무엇보다, 남들에게 무시당하고 소외당하는 왜소증을 앓는 게리가 양심이라는 점에서 조금 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부분이지요.

      p.s. 인셀이 뭔지 전혀 알지 못 했는데, 그쪽 애들답게, 참 불편한 발언이군요. 역시나, 그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