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 - 고대 전쟁 장면 비교

2021. 3. 21. 22:17DC 코믹스/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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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 확장 유니버스의 원래 계획이었던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가 정식으로 공개된 덕분에, 본래 잭 스나이더 감독이 생각하고 있던 영화가 어떤 것인지 살펴볼 수 있던 좋은 기회가 됐습니다. 비록 후속작이 나올 기미는 보이지 않지만, 후기를 쓰기 전에 대충 이런 차이가 있다는 걸 미리 짚어 봅니다.

가장 주목한 장면은 조스 웨던이 재편집과 재촬영을 거쳤음에도 꽤 괜찮은 볼거리를 제공했던 고대 전쟁 장면. 개봉판에선 스테픈울프가 나와서 고대 전쟁의 주역으로 활약했지만, 실제 잭 스나이더가 맡은 일명 스나이더 컷에선 아직 어린(?) 다크사이드가 주역으로 나옵니다. 전체적으로 같은 시퀀스이나 캐릭터만 달라진 것 외에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비교를 해봅니다.


좌 스나이더 컷, 우 개봉판으로 배치. 일부 장면은 가시성을 고려해 4:3 비율로 편집.

고대 전쟁을 비롯한 수 십만 개의 행성을 지배해 온 아포콜립스의 군주 다크사이드 Darkseid가 아직 어렸던(?) 시절.

개봉판은 스테픈울프 Steppenwolf가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개봉판은 같은 구도의 장면 없이 바로 도끼 내려찍기 장면만 나옵니다.

묘한 것이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좌우가 반대입니다.

마더 박스를 통제하는 일종의 교단들.

두 영화의 화면비가 다른데, 개인적으론 잭 스나이더 감독의 의도였다고 해도 4:3 화면비가 쓰인 것은 참 의아한 부분입니다. 화면 색감이야 개인 간의 차이가 있다지만, 개봉 판처럼 조금 더 밝게 처리해도 괜찮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어쨌든, 고대 전쟁의 주역이었던 다크사이드/스테픈울프.

개봉판에선 빠르게 지나가던 그리스 신 3인방. 좌측부터 전쟁의 신 아레스, 달과 사냥의 여신인 아르테미스, 최고신이자 번개의 신인 제우스.

영화 <저스티스 리그>의 제우스와 아레스 원화(좌측)와 영화 <원더우먼>의 아레스 원화

제우스 같은 경우, 원화에선 조금 더 나이가 들은 인상에다 흉터가 달린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아레스의 경우, 본래라면 영화 <원더우먼>에서 원화판 디자인(레고와 액션 피규어로도 해당 디자인이 출시됨.)이 나왔으면 아레스임을 알아보기 쉽게끔 만들어졌습니다. 다만, <원더우먼> 최종전의 아레스 디자인이 바뀌면서, 나 아레스요 하는 디자인의 의미가 좀 사라진 편. 그래도 과거 회상의 아레스는 저런 형상의 투구를 쓰긴 했으니…

스나이더 컷에선 개봉판에서 편집된 제우스의 번개 위력이 제대로 묘사됩니다. 파라데몬 무리들을 한 번에 쓸어버리는 위력은 강력하게 그려집니다.

묘한 것이 있다면, 고대 전쟁에 참여한 그린 랜턴의 능력 활용 방식은 스나이더 컷에서 더 줄었습니다. 극장 개봉판에선 그래도 파워 링의 힘을 망치처럼 휘두르는 장면이 묘사됐는데 반해, 스나이더 컷에선 그냥 반지로 레이저 밖에 안 쏘는 단순한 활용만 보입니다.

그 외에도, 스나이더 컷에선 고대 전쟁 분량이 늘어나면서 극장 개봉판에선 분량이 적던 인간들, 아틀란티스인, 아마존들의 활약이 조금 더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랜턴을 처리하고 지구를 떠나는 파워 링에 한눈을 파는 다크사이드/스테픈울프.

개봉판의 스테픈울프는 반지에 한눈을 판 사이 제우스의 공격을 허용하고 맙니다.

스나이더 컷에선 파워 링에 한눈을 판 사이, 아르테미스의 화살을 두 방이나 맞고(아르테미스의 화살은 한 방에 아포콜립스 함선을 파괴하는 위력을 가졌습니다.), 아틸란 왕이 삼지창을 이용한 공격에 스턴이 걸립니다.

그렇게 제우스의 공격을 무기로 방어하는 다크사이드/스테픈울프.

스나이더 컷에선 번개를 막는 다크사이드의 근접 시퀀스가 추가됐습니다.

제우스의 번개를 막고 있는 적 수장의 모습을 본 아레스.

개봉판이나 스나이더 컷이나 아레스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날아가 도끼를 휘두르는데, 이 장면으로 분기가 갈린다고 할 정도로 뒤의 전개가 상당히 달라집니다.

먼저, 극장 개봉판부터. 기회를 놓치지 않고 도끼를 휘두르는 아레스.

갑옷에 막혀 치명상까진 아니지만 큰 부상을 입은 스테픈울프.

스테픈울프가 큰 부상을 당하자, 부하들이 말리면서 퇴각을 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스테픈울프는 다친 몸을 이끌고 싸우려고 드는 등, 나름대로의 포스가 그려진 편인데……

스나이더 컷의 다크사이드는?

어?

아레스한테 무기 파괴를 당하면서 목에 도끼가 꽂힙니다.

상당히 고통스러워하는 다크사이드.

아레스가 발로 뻥 차니 나가떨어지기까지 합니다.

아레스의 활약에 킹레스, 빛레스, 황레스 등등의 찬양을 하게 됩니다. 갓레스라고 하지 않는 이유는 이미 신이라서…

부하들이 부축하며 다크사이드를 모선으로 옮깁니다.

당연히 죽진 않았지만 아직 더 싸우려는 듯한…

뎃!?

이후 상황은 개봉판에선 간추려졌지만, 제우스가 마더 박스의 결합을 저지해 다크사이드 군이 물러나는 것으로 종료…

 

 

아니 아니… 개봉판 스테픈울프는 그래도 부상당한 몸을 이끌고 싸우려는 모습이라도 보이긴 했는데, 다크사이드는 아레스한테 치명상 입고 기절…… 농담 아니고 연합군에 아테나라도 있었으면 다크사이드 그냥 저세상 갔을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갑옷 안 입고 싸웠다곤 하는데, 이런 추태를 보이면 극장 상영판 스테픈울프 이상의 굴욕이잖아요… 하다 못해 극장 상영판 스테픈울프처럼 부상을 마다하지 않고 싸우려는 모습을 보였으면 모르겠는데, 과다출혈로 기절이라니… 아무리 갑옷 없이 싸우던 철없는 시절이었다고 해도 당시 뉴 가즈 최강자였다는 설정임을 생각하면 최종 보스로서의 포스가 짜게 식어버립니다. 이래저래 최종 보스이면서 삼촌인 스테픈울프(극장판) 보다 굴욕적인 모습을 보인 건 참…

 


모든 자료는 캡처를 위해 네이버 VOD 서비스를 이용했습니다.

사실, 스나이더 컷의 첫 예고편에서 다크사이드가 고대 전쟁의 주역이었다는 원래 설정이 나올 때부터 불안했던 부분이었습니다. 그래도 극장판 스테픈울프는 부상을 무릅쓰고 싸우려는 모습이라도 보여줬는데, 다크사이드는 아무리 갑옷 안 입었다고 하지만 과다출혈로 기절…… 농담 아니고 후대에 전쟁의 여신이라는 신성이 붙은 아테나가 참전했으면 이겼다! 아포콜립스편 끝~! 이 됐을지도 모릅니다…

영화 <원더우먼>의 회상 장면

이번 스나이더 컷 공개로 주가가 폭등한 건 다른 누구도 아닌 아레스입니다. 사실, <원더우먼>에서도 단독으로 그리스 신들을 몰살시켰다는 설정도 있었고, 극장판에선 슈퍼맨을 제외한 저스티스 리그 멤버들로는 벅찬 스테픈울프를 상태로 치명상을 먹일 정도의 강함을 가졌다는 점에서 주가가 꽤 올랐던 캐릭터긴 하지만, 다른 누구도 아니고 다크사이드에게 치명상을 입힐 뿐 아니라, 그 치명상 때문에 다크사이드가 후퇴를 했다는 점에서 주가가 미친 듯이 폭등했습니다. 진짜 온갖 수식어 다 붙여도 아깝지 않을 정도의 강함입니다. 방해만 안 받았으면 다크사이드의 목을 치고도 남았을 정도…

아레스라는 신이, 현대에 전해져 내리는 그리스 신화 기록들이 아테네에서 기록된 물건이 많은 탓에 아레스를 깎아내리는 묘사가 많아서 굴욕이 많던 신인 걸 생각하면, 어느 창작물에서도 아레스 대우가 이렇게 좋지 않습니다. 진짜 스나이더 컷의 진정한 수혜자는 배트맨도 스테픈울프도, 리거들도, 슈퍼맨도 아닌 아레스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뛰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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